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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4. 14:49

#28. 김승곤의 사진읽기 - 현실을 읽어 내는 눈

#28. 김승곤의 사진읽기 - 현실을 읽어 내는 눈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을 하면서 꼭 이름을 기억해두어야 할 사진가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사람이 바로 스티글릿츠(Alfred Stieglitz, 1864-1946), 근대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사진가입니다. 잘 알려진 작품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삼등 선실(The Steerage, 1907)’은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도 독일 유학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회화적인 ‘살롱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사진의 현장성과 기록성을 앞세운 스트레이트 사진으로 이후의 사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건 객담입니다만, 미국의 위대한 화가인 조지아 오키프가 서른 살이었을 때 22살이나 많은 이혼남 스티글릿츠를 ..

2018. 3. 3. 14:41

#27. 김승곤의 사진읽기 - 프라하의 봄

#27. 김승곤의 사진읽기 - 프라하의 봄 사진 : 요제프 코우델카, 프라하, 1968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화면 중앙에 뻗친 팔목 시계의 바늘이 정오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풍스런 유럽의 도시에서도 민방위 훈련을 하는 걸까요? 거리가 텅 비어 있네요. 이 사진은 1968년 8월 21일, 요제프 코우델카(Josef Koudelka, 미국식으로는 요셉 쿠델카)라는 당시 30세의 보헤미아 출신의 사진가가 찍은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작품입니다.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시지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지배를 받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기를 말하는데요. 1968년 1월 5일 시작된 ‘프라하의 봄’은 바로 이날 탱크를 앞세운 소련군과 바르샤바 동맹국군이 체코..

2018. 2. 25. 11:11

#26. 김승곤의 사진읽기 - <파파라치>의 걸작사진

#26. 김승곤의 사진읽기 - 의 걸작사진 사진 : Weegee, The Critic,NY,1943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이태리어로 집요하게 달려드는 날파리 같은 벌레를 ‘파파라쵸 (papara- zzo)’라고 한답니다. 배우나 정치인 같은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찍어서 3류 신문이나 잡지 같은 데에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파파라치’도 거기서 나온 말이지요. 파파라치라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 빈. 그리스 신화에서 수렵의 여신인 ‘다이애나’가 현실에서는 파파라치라고 불리는 사냥꾼들에게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사고현장에서는 중상을 입은 다이애나를 향해서 무려 9명의 파파라치들이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Leave me…(날 좀 내버려둬요…)”. 그..

2018. 2. 18. 00:19

#25. 김승곤의 사진읽기 - 다게르. 탕플대로

#25. 김승곤의 사진읽기 - 다게르. 탕플대로 사진 : 다게르, 탕플 대로(The Boulevard du Temple), 1838 or 1839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우리가 알고 있는 최초의 인류는 아담과 이브, 최초의 예술작품은 알타미라 동굴벽화, 최초의 우주비행사는 소련의 유리 가가린입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역사상 최초로 사진에 기록된 사람은 누구일까요? 위 사진의 왼쪽 아래에 찍혀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남자(들)입니다. 다게르(Louis-Jacques-Mandé Daguerre, 1787-1851)가 1838년과 39년 사이에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인데요. 파리의 탕플 대로(the Boulevard du Temple)를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이 사진에서 ..

2018. 2. 17. 00:01

#24. 김승곤의 사진읽기 - 성난 불독, 처칠

#24. 김승곤의 사진읽기 - 성난 불독, 처칠 사진 : 유섭 카쉬, 윈스턴 처칠, 1941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입을 꾹 다물고 화난 얼굴로 카메라를 노려보는 이 사진, 어디선가 한번쯤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또 한 사람의 초상사진가 유섭카슈 (Yousuf Karsh,1908-2002)가 찍은 처칠의 초상사진입니다. 라이프지의 표지를 장식해서 카슈의 이름을 유명하게 만든 이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긴박한 분위기와 영국 수상의 결연한 태도를 상징하는 걸작 중의 걸작입니다. 처칠의 유머와 위트 감각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화이트 하우스에서 체재하는 동안 샤워를 하고 있을 때, 트루먼 대통령의 비서관이 욕실 문을 두드리면서 긴급한 사정을 알려왔습니..

2018. 2. 10. 00:00

#23. 김승곤의 사진읽기 - 스타이켄의 초상사진

#23. 김승곤의 사진읽기 - 스타이켄의 초상사진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에드워드 스타이켄 1901년, 필라델피아의 어느 갤러리에서 평론가가 말했습니다. “이 3장의 사진을 찍은 사진가는 앞으로 수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가가 될 것 이다.” 그 3장의 사진을 찍은 것은 당시 무명의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1879~1973)이었습니다. 평론가의 예언대로 스타이켄은 그 후 패션과 광고사진, 르포르타쥬 등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습니다. 그의 명성은 2006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The Pond-Moonlight’(1904)라는 풍경사진이 290만 불에 낙찰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타이켄이라고 하면, 누구나 ‘..

2018. 2. 9. 00:00

#22. 김승곤의 사진읽기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22. 김승곤의 사진읽기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Henri Cartier-Bresson (1908-2001), Rue Mouffetard, Paris, 1954 1920년대 중반에 출현한 35mm 카메라는 중형이나 대형 카메라에 비해서 화질은 떨어지지만 휴대성과 조작성, 속사성이 뛰어났기 때문에 순간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포토저널리즘 세계를 열어 가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듣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용어는 포토저널리즘의 대가인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사진집에서 처음 쓰였습니다. 그는 “사진이란 연속된 시간 가운데에서 몇 십분의 1초에 일어난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며, 또 그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서 시각적으로 포착..

2018. 2. 4. 00:07

#21. 김승곤의 사진읽기 - 세바스티앙 살가도

#21. 김승곤의 사진읽기 - 세바스티앙 살가도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세바스티앙 살가도 ‘버림받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찍은 사진 100점. 여간 해서 보기 힘든 크고 중요한 전시입니다. 경제학자 살가두는 1970년대부터 제3세계의 노동자, 기아, 환경오염과 사막화 문제 등을 다뤄왔습니다. 경제학자, 사진가만이 아니라, 교육과 식림 같은 활동을 통해서 행동하는 지성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1/5의 사람들을 위해서 4/5 인구가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살가두입니다. 그의 사진은 아름답고 서정적이지만, 그 안에는 극도로 비대해진 도시문명과 폭발하는 경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2018. 2. 3. 10:46

#20. 김승곤의 사진읽기 - 눈이 내립니다

#20. 김승곤의 사진읽기 - 눈이 내립니다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김영태 눈이 반갑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사진 찍는 사람에게는 눈처럼 기쁜 소식이 없습니다. 먼 거리까지 가야 하는 넓은 들판이나 시골마을, 산과 해변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공원만 가도 소재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눈앞이 온통 눈부신 하얀 눈으로 덮여 있습니다. 절호의 피사체를 찾아서 구도를 잡고 자동노출로 세팅해서 신중하게 셔터를 눌렀는데…, 어? 웬 일입니까, 사진이 그만 칙칙한 색으로 나와 버렸군요. 카메라의 자동노출 시스템은 처음부터 전체 장면을 18%의 중성 회색으로 판단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어두운 곳이나 아주 밝은 곳에서 찍어도 카메라에 맡겨서 찍으면 사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