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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6. 09:40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8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8 사진, 글 : 안승일 하늘매발톱 | 자칫 착각에 빠질 수가 있다. 접사니까 마이크로 하나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이 사진은 초광각 35미리 사용. 하늘매발톱 | 사진 배우는 자들은 양쪽 사진을 비교해 보라. 이 사진은 초망원 500미리 사용. 사진은 피사체가 받는 빛의 각도에 따라 순광, 역광, 사광으로, 해의 위치에 따라 그 표정이 아주 여러 모양으로 달라진다. 아침, 한낮, 저녁. 촬영시간에 따라 색온도의 변화로 그 꽃의 이미지는 전혀 다르게 표현된다. 색감 표현도 달라진다. 촬영시간과 꽃을 보는 각도는 꽃을 어떻게 찍을까 하는 사진가의 의지로 결정된다. 그리하여 빛은 사진가의 의도에 따라 색으로 재현된다. 또한 같은 꽃이라도 촬영하는 거리에 따라 그 꽃의 인상도 크게..

2018. 3. 4. 14:56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7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7 사진, 글 : 안승일 사국이질풀 | 숨 쉬는 꽃들이다. 살아있는 사진 두 송이. 향기로운 사진 한 장. 행복한 눈물이라 했었던가? 어떤 여자가 수십억의 검은돈으로 몰래몰래 독일화가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한 장을 사들였다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지.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지 그까짓 그림 한 장이 왜 그리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려 다니는지, 그게 온인류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어떤지. 그렇다면 수천수백만 장 복제해서 집집마다 걸어두면 우리 모두 행복해질지 어떨지. 그림을 뇌물이나 상속세 탈세용으로나 알고 있는 문화후진국 불쌍한 내 나라에서 그 어떤 이가 그런 그림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을까? 없지. 내가 봐도 모르겠는데 그런 사람 당연히 없지. 리히텐슈타인의 별 볼 일 없는 그까짓..

2018. 2. 26. 10:44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6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6 사진, 글 : 안승일 혼인 기념 사진 | 스물일곱 살 신랑, 새색시는 열일곱.(1945년) 내 어머니, 열일곱에 혼인해서 첫번째 맞는 시아버님 생신에 씨암탉을 잡았다. 닭 익는 냄새로 온 집안이 향기로웠다. 설설 끓는 물에 헤엄치던 허연 닭고기 사이로 무언가가 휘뜩 뒤집어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똥집을 아무 생각 없이 건져 올렸다. 내 어머니는 아직 뜨거워 잘 씹지도 못한 채 꿀꺽 삼켰다. 목 구멍이 뜨끔했다. 그보다 가슴이 더 미어지는듯 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두렵고 서러워 눈물이 주르룩 흘러 내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때 사랑에서 나오시던 아버님이 부엌에 대고 “얘야, 내 소주 한 잔 하게 똥집 먼저 건져라. 그건 너무 익으면 질기고 맛이 없어진단..

2018. 2. 20. 08:55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5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5 사진, 글 : 안승일 쌍동바람꽃 | 봄이 이제 막 시작되던 어느날…. 한 이 년쯤 꽃을 찍었는데 사진이 안 되더라고 그래서 꽃은 포기하고 다시 산이나 찍겠다고 성룡수란 놈이 내게 와서 하소연이다. 야, 이놈아. 꽃도 못 찍는 놈이 산을 어떻게 찍냐! 꽃잎에 내리는 작은 빛깔도 색깔도 못 느끼면서 어찌 큰 산의 빛과 그림자를 살필 수 있겠니. 꽃 하나 찍을 재간도 없는 놈이 만든 산사진이 그 사진이 얼마나 엉터리이고 꼴사납겠느냐. 그래도 다행이다. 제가 찍은 그 사진들이 사진이 되지 못한다는 걸 일찌감치 알 수 있었으니 수십 년 산으로 들로 헤매고 찍은 제 사진이 사진이 아니라는 걸 평생 모르는 놈들 허다한데… 꽃을 사진찍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먼저 꽃을 알고 사진을 시작했더..

2018. 2. 13. 08:31

[전시안내] 안승일 - 평창에서 백두까지展

[사진전] 안승일 - 평창에서 백두까지展 * 장소 : 강릉시문화센터 * 기간 : 2018-02-08 ~ 2018-03-15 * 주관 : 강원도, 강릉시 * 후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안승일 사진전 ⎾평창에서백두까지⌋ 주제 : ①굴피집; 1984년부터 1993년까지 강원도 정족산(해발 869m) 골짜기(양양군 서면 내현리 양지말)의 굴피집을 촬영한 사진 114컷. ∙10년 동안 깊은 산속의 외딴집인 굴피집에 4계절을 가리지 않고 가족처럼 수시로 드나들며 굴피집과 주변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다랭이논과 비탈밭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부부의 삶을 필름에 기록하였다. ∙굴피집;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굴참나무 껍질을 벗겨 지붕을 얹은 집. (참나무 판자를 다듬어 지..

2018. 2. 13. 08:21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4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4 사진, 글 : 안승일 꽃고비 | GPS GUIDE 731m. N42′ 29 53.3″ E128′ 05 16.7″ 좋은 약수물도 있으니 한번 가 보세요. 연하디 연한 새싹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천하장사도 아닌데. 겨우내 눈에 짓눌리고 바람에 다져진 딱딱한 땅을 어떻게 뚫고 나올 수 있는가. 봄볕과 바람은 밤새워 봄서리를 만들고 그들 셋이 힘을 모으고 마음을 합해서 그 애어린 순이 다치지 않고 땅거죽을 뚫고 나오게 도와주는 것이다. 흙덩이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도록 손을 잡아 대지 위로 끌어올려 주는 거다. 한번쯤 봄날의 大地를 만져 보라. 아주 잘 익은 카스테라나 솜사탕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할 것이다. 살짝 건드려도 부러질 꽃고비 새싹들. 그 가녀린 생명들은 그렇게 해서 ..

2018. 2. 11. 00:00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3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3 사진, 글 : 안승일 쥐토끼 | 해발 2,000m 이상의 높은 산에 산다. 조선에서는 우는토끼라고도 한다. 쥐토끼 | 크기는 대가리부터 궁뎅이까지 한뼘쯤 될까 말까.

2018. 2. 4. 00:36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2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2 사진, 글 : 안승일 백운봉 야영 | 해발 2,691m. 백운봉은 백두산에서 두번째, 중국 동북지방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다. 이런 데서 한 달쯤 살면 쥐토끼들하고 당신하고 동무할 수 있다.

2018. 1. 30. 00:11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 사진, 글 : 안승일 노루발풀 | 촬영가 동무들 삼각대 꼭 쓰시오. 무거울수록 좋소. 사진이 될만한 노루발풀을 찾아냈다. 원하는 각도와 사진기 위치도 정했다. 조리개치를 맘대로 쓰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삼각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셔터를 누르기 전에 담배 한 대나 커피 한 잔의 여유라도 갖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파인더를 본다. 좋다. 참 좋다. 배경과 꽃과 광선상태가 잘 어울린다. 빛이 안 맞으면 한 시간 쯤 더 기다릴 수도 있다. 촬영이 끝난 후엔 옆에서 도와주던 동무에게도 눈요기 시켜주고 화면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 그래서 삼각대는 무거울수록 쓸모가 있다. 그 좋은 삼각대를 쓸 줄 모르는 사람, 아직 사진을 모르는 철부지 사진사이거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