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김승곤의 사진읽기 - 빛의 물결을 뚫고 달리는 자동차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은 사진의 상이 흔들리게 나와서 실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세가 불안정했거나 셔터를 너무 급하게 눌러서 카메라가 흔들렸거나 셔터속도가 느려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카메라를 안정되게 잡으려면, 팔을 양 옆구리에 붙이고 찍거나, 목에 건 카메라 끈(스트랩)을 팽팽하게 당겨서 카메라를 안정시키거나, 테이블이나 벽 같은 기댈 곳이 있으면 팔이나 어깨를 기대고 찍으면 카메라를 안정되게 잡을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가 있는 카메라라면 이마에 카메라를 붙이고 찍으면 더욱 안정됩니다. 셔터 속도가 느릴 경우는, ISO 감도를 높여서 설정하거나, 가능한 한 조리개를 열고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해서 찍으면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런 상의 흔들림을 반대로 표현에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를 찍을 때, 움직이는 물체의 진행 속도와 방향에 맞추어 카메라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면서 촬영하는 패닝(panning) 기법으로 촬영하면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되고 배경이 물처럼 흐르게 되어 운동감이 강조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눈앞을 달리는 자동차나 열차, 운동선수 등의 움직임에 맞추어 삼각대의 운대를 이동시켜서 찍는데,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촬영거리, 셔터속도 등에 따라서 배경의 효과가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1/60 정도의 속도를 시작해서 효과를 보고, 너무 많이 흔들렸을 경우에는 좀 더 빠른 셔터속도로 찍어봅니다. 야간에 도로를 가득 메우고 달리는 자동차의 후미등의 궤적을 찍을 때는 1/30이나 1/15 정도의 느린 셔터속도로 찍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모든 움직이는 대상을 이 기법으로 촬영하면 의외로 아주 흥미로운 사진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 손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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