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김승곤의 사진읽기 - 아니, 흰 눈이 칙칙한 회색으로?
대부분의 경우, 자동(A 또는 녹색 네모)이나 프로그램(P), 조리개 우선(AV), 셔터속도 우선(SV) 등의 모드로 설정해서 찍으면 카메라가 알아서 자동으로 노출을 결정해줍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사진이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게 나오는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카메라의 노출 측정기구가 찍히는 장면을 항상 18%의 중성 회색이 되도록 계산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사람의 눈은 흰 종이는 형광등이나 촛불에서 보아도 흰 색으로 인식되지만, 카메라는 흰 눈이 덮인 설원도 검은 옷 색깔도 모두 이 18%의 회색으로 나오도록 처음부터 프로그밍이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찍는 장면의 밝기나 광원에 따라서 노출 양을 조절해서 조금 더 많이 주거나 적게 주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이것을 노출보정이라고 하지요.
어느 카메라에나 노출을 보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노출을 0.3, 또는 0.5 단계로 ±조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꽃을 찍을 경우에는 꽃의 색이나 꽃잎 두께, 광선의 방향 등에 따라서 노출을 +나 -쪽으로 보정해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어둡게 찍혔어도 나중에 포토샵에서 리터치 프로그램으로 밝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화질이 떨어지고,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두우면 아예 정보가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밝거나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을 살려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촬영한 이미지는 그 자리에서 모니터에서 바로 확인해보시고, 사진이 너무 어두우면 노출을 + 쪽으로, 너무 밝으면 – 쪽으로 보정해서 다시 찍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노출을 보정해서 찍고 난 다음 계속해서 그 노출 값으로 다른 장면을 찍는 경우입니다. 촬영이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노출을 다시 0의 위치로 돌려놓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찍고 난 다음 매번 모니터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겠지요.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 박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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