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김승곤의 사진읽기 - 빛을 읽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

물리적으로는 광선은 전자 방사 에너지의 일종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가 사물을 보거나 느끼는 것은 전적으로 이 광선에 의존되고 있습니다. 빛이나 공기는 너무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어서 아무도 그 가치나 효용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할 것도 없이,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광선(그림자)입니다.

 

새벽의 숲에서 빼곡한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광망,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바다 위로 떨어지는 석양, 높은 산에 올라 눈앞에 펼쳐지는 스팩터클한 광경, 일상의 어떤 장면에서 조우하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해서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나 모니터나, 사진을 프린트해서 보면 그 감동을 느낄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시간을 들여서 빛(그림자)을 느끼고 읽어내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향과 각도 등, 광선이 대상이나 장면에 어떻게 닿고 있는가, 그림자는 어떻게 드리워져 있는가, 빛과 그림자의 콘트라스트(대비)는 어떤가, 화면의 구도와 색채는 어떤가, 모두 광선(그림자)이 만들어내는 효과입니다.

 

우선 광선이 앞쪽에서 카메라 쪽을 향해서 비치는 역광 상태에 피사체를 두고 찍는 것을 연습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에서는 빛을 정복하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입니다.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 김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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