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김승곤의 사진읽기 - 화사하게 흩날리는 벚꽃을 찍으려면?

긴 겨울이 끝나고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의 계절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진해 벚꽃은 지났지만, 4월 중순 무렵에는 여의도에서도 벚꽃이 연출하는 4월의 풍물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 환상적인 장면을 찍어두려고 셔터를 눌렀지만, 그때의 감동이 카메라 모니터나 사진에서는 살아나지 않는 것을 보고 낙담하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꽃잎에 초점이 제대로 맞아 있는가, 너무 느린 셔터속도로 꽃이 흔들려서 흐릿하게 찍히지 않았는가, 흐린 하늘 배경에 흰색 꽃잎이 묻혀버리지 않았는가, 노출이 잘못 되지 않았는가 등을 먼저 체크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화사한 꽃잎의 감동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검푸른 하늘이나 나무그늘 같은, 비교적 어두운 배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햇살이 역광이나 피사체의 비스듬한 뒤쪽에서 비추는 반역광 광선 상태가 되는 카메라 앵글을 찾아서 찍는 것이 요령입니다. 물론 이때는 노출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노출을 언더나 오버로 해서 찍거나, 소프트 필터(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을 때는 편광(PL, CPL) 필터를 렌즈 앞에 달고 찍으면 파랗게 떨어진 하늘이 흰 꽃잎과 대비를 이루어 아름답게 찍힙니다. 셔터속도를 바꾸면 흩날리는 벚꽃 느낌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1/250로 찍으면 꽃잎이 정지해서 찍히지만, 그보다 느린 속도에서는 꽃잎이 흐르듯 아래로 떨어져서 서정적인 표현이 될 것입니다. 소풍 나온 가족과 연인, 아이들, 가로등이 켜진 거리를 함께 넣고 찍어도 좋겠지요.

흩날리는 꽃잎에 초점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초점조절 기능을 수동(M)으로 놓고, 대략적인 거리를 미리 설정해둔 다음, 구도를 잡아서 찍으면 됩니다.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것은 약 두 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순식간에 꽃잎이 지고 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겠지요.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은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이 개입됩니다. 금년 봄에는 노출과 화면구도, 카메라 앵글, 셔터속도 등을 바꿔가며 충분히 연습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글 : 김승곤(사진 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도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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