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김승곤의 사진읽기 - 슬로우 싱크로의 마술
저녁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갑니다. 밤에는 주변의 지저분한 것들이 어둠에 묻히고, 가로등이나 쇼 윈도우,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빌딩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에 노출된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누구나 이런 야경을 보면 그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집니다. 요즘 카메라에는 야경촬영 모드가 있지만, 보통은 카메라의 자동노출 기능으로 놓고 찍으면 광량이 부족해서 화면 전체가 흔들리거나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빛을 받으려고 셔터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지요. 플래시를 터뜨려서 찍으면, 얼굴은 밝게 나오지만 그대신 배경이 어둡게 나옵니다.
배경과 인물 양쪽을 모두 노출을 맞춰서 찍을 수 있는 마술 같은 촬영법은 없을까요? 그런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슬로우 싱크로(Slow Synchro)라고 하는 플래시 기법입니다. 느린 셔터속도와 플래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인데요. 먼저 노출을 배경의 밝기에 맞춰 놓고, 노출을 주는 도중에 플래시를 터뜨려서 인물을 밝게 만들어주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배경도 인물도 노출이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야경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석양이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불꽃, 네온사인이나 일루미네이션 등을 배경으로 해서 찍을 수도 있습니다. 배경의 밝기에 따라서 셔터속도가 달라지고, 배경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도 달라지게 됩니다. 카메라에 내장된 플래시의 광선이 닿는 거리는 2~3m 정도이기 때문에, 피사체가 그보다 더 먼 거리에 있으면 ISO 감도를 높여주어야 합니다. 노출방식은 수동(M), 피사체와 배경과 셔터속도를 바꿔가며, 재미 있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찍어 보는 것이 좋겠지요. 어두운 곳에서는 적목 현상(red eye effect), 실내에서 찍을 경우에는 피사체 뒤쪽에 있는 유리창에 반사되는 플래시 불빛에도 주의해야 됩니다.
<카메라 자동노출로 찍은 사진(사진1)과 슬로우 싱크로로 찍은 사진(사진2) 비교>
'김승곤의 사진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 김승곤의 사진읽기 - 사진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편광필터 (0) | 2018.01.21 |
---|---|
#17. 김승곤의 사진읽기 - 동태는 우리를 보고 있다 (0) | 2018.01.14 |
#15. 김승곤의 사진읽기 -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0) | 2018.01.07 |
#14. 김승곤의 사진읽기 - 노을이 흰색으로 나왔다고요? (0) | 2018.01.06 |
#13. 김승곤의 사진읽기 - 한낮보다는 오후가 (0) | 2017.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