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50

족도리풀 | 족도리풀이 스무 가지쯤 되는데 네 이름은 뭐니? 너는 무슨 족도리냐?

 


족도리풀.
넓은 잎 아래 숨은 듯 피어난다.
땅색의 꽃이 땅에 없는 듯 피어난다.
중국말로는 세신이라 하고
뿌리는 가래를 없애주고 두통 치료에도 쓰인다.


사진을 찍으려면 코를 땅에 박아야 한다.
불룩나온 배를 땅에 찰싹 붙여야 한다.
그럴 때면 언제나 땅냄새를 맡는다.
부드러운 흙의 숨소리를 듣는다.


나, 일 모두 끝내고 떠나면 아직 쓸모 있는 내 몸뚱아리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고
나머지 껍데기는 불태워 재로 만들어서
향기로운 흙 속에 스며들겠지.
흙과 함께 숨쉬러 흙으로 돌아가겠지.

 

화인다 들여다보다 힘들고 지칠 때
내가 돌아갈 포근한 땅에 뺨 부벼 본다.
大地의 부드러움과 향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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