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47
월귤 | GPS GUIDE 1844m N41′ 55 55.5″ E128′ 04 47.1″ 거기에 산다.
나의 길앞잡이 GPS.
두 개의 작은 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내가 찾는 꽃이 있는 데까지 나를 데려다준다.
월귤 하얀 꽃이 어쩌면 이렇게 탐스러울까
가을에 빨강 열매들 보러 어떻게 다시 찾아오나?
숲속에 개불알꽃이 무더기로 시들어버렸는데
내년 봄에 이 참나무숲을 어떻게 헤매나?
그냥 지나다 만나면 찍고 없으면 안 찍고
사진은 그렇게, 되는대로 하는 게 아니다.
사진은 과학이고 기획이며 계획이다.
그래서 GPS는 이제 렌즈만큼이나 중요하다.
수림한계선을 넘으면 목표물은 아무것도 없다.
안개가 짙어지고 바람이 거세게 몰려오면
낯익은 우리캠프로 다시 돌아가기도 어렵다.
만주벌판의 숲속길은 거미줄과도 비교 안 된다
자동차도 링반데룽으로 헤맬 때가 있다.
백두산 수림 속, 나는 GPS에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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