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김승곤의 사진읽기 - 3분할 법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19. 김승곤의 사진읽기 - 3분할 법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노출이나 초점이 안 맞은 사진, 흔들린 사진, 화이트 밸런스를 잘못 놓고 찍은 사진…, 사진을 막 시작한 초심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카메라 조작에 얼마쯤 익숙해진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실수가운데 하나는 강조하고 싶은 중요한 요소를 화면 한 가운데 배치하거나, 화면을 상하, 또는 좌우도 2등분해서 찍는 것입니다. 이런 구도로 찍으면 아주 재미 없는 사진이 되어버리지요. 그것은 AF로 했을 때 초점을 맞춰주는 포인트가 프레임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초점을 맞춘 다음 그대로 셔터를 누르기 때문에 생기는 실수입니다. 요즘 카메라들은 셔터를 반쯤 눌러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프레임을 이동시켜서 구도를 정한 다음 셔터를 끝까지 누르는 기구가 달려 있습니다.
화면 구성, 또는 구도는 화면에서 공간이나 요소들의 위치를 어떻게 조직하는가를 말합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즐겁고 편안한 기분을 연출하기 위해서 가구를 배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진가는 사진의 시각적인 요소들이 서로 조화롭게 관련되도록 화면을 짜야 합니다. 중요한 주제가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시각적인 요소들을 조직하는 사진가의 감각과 솜씨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미적 감흥을 일으키게 하는 원리는 없을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식물과 동물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형태와 패턴, 비율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단순하고 아름다운 황금 비율(Golden Proportion)을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원리를 인공적인 건축, 음악 등 예술작품에 적용시켰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파르테논 신전이지요.
보통 3분할법(rule of thirds)로 불리는 황금비율은 사진 가운데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배치하는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카메라의 파인더 안에서 두 개의 선으로 가로 세로로 균등하게 가르고, 중요한 주제를 이 선들이 만나는 4점(saddle points라고 합니다)의 어느 한 점에 위치해 있을 때 가장 흥미롭고 다이내믹한 구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풍경사진에서는 전경과 중경, 원경을 비슷한 비율로 나누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화면에 깊이나 변화가 생깁니다. 하지만 3분할법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룰일 뿐, 어느 경우에나 적용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상황이나 표현 의도, 사진가의 개성에 따라서 수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음과 중음, 저음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오디오가 좋은 것은 틀림 없지만, 듣는 환경이나 음악의 특성에 따라서 각 음역의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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