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김승곤의 사진읽기 - 눈이 내립니다

#20. 김승곤의 사진읽기 - 눈이 내립니다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사진 : 김영태

 

 

 

 

 

눈이 반갑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사진 찍는 사람에게는 눈처럼 기쁜 소식이 없습니다. 먼 거리까지 가야 하는 넓은 들판이나 시골마을, 산과 해변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공원만 가도 소재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눈앞이 온통 눈부신 하얀 눈으로 덮여 있습니다. 절호의 피사체를 찾아서 구도를 잡고 자동노출로 세팅해서 신중하게 셔터를 눌렀는데…, 어? 웬 일입니까, 사진이 그만 칙칙한 색으로 나와 버렸군요.

 

카메라의 자동노출 시스템은 처음부터 전체 장면을 18%의 중성 회색으로 판단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어두운 곳이나 아주 밝은 곳에서 찍어도 카메라에 맡겨서 찍으면 사진이 회색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런 때는 노출을 카메라 지시보다 1~2스톱 정도 더 주어서 찍으면 눈이 하얗게 나옵니다. 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눈부신 해변의 모래밭 위에서나, 흰색 웨딩드레스, 흰 벽을 배경으로 인물을 찍을 때도 같은 요령으로 노출을 보정해서 찍으면 됩니다.

 

물론 노출을 보정하는 정도는 상황에 따라서 다르니까 찍은 다음에 모니터를 보고 확인하면서 찍는 것이 안전합니다. 밝은 곳에서는 모니터의 밝기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몇 단계로 브라케팅을 해서 찍어두면 안전하겠지요.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서 자동노출로 찍어야 하겠다면, 자신의 손바닥에 카메라를 겨누고 노출을 측정해도 됩니다. 사람의 피부의 반사율이 대개 18%쯤 되니까요. 아, 사람을 함께 넣어서 찍으신다고요? 역광에서는 플래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인공광이 너무 강하면 부자연스런 느낌이 드니까, 손가락으로 플래시를 반쯤 가리거나 앞에 손수건 같은 것을 대고 빛을 약간 약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요령입니다.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