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30

서백두 | 하늘이 검푸르게 빛나는 어느날 어느 순간 햇빛에 반사되는 산정은 눈 보다 희게 빛난다.

 


백두산은 눈이 없는 여름에도 흰머리산이다.
흰눈이 쌓여서 그 이름이 백두산이라면
그 숱하게 많은 만년설의 고산은 죄다 백두산 아닌가.
백두산은 만년설로 희게 보일만큼 높지도 않다.


먼 옛날 화산폭발로 천지 주변은 칼데라 벽이
병풍처럼 멋진 풍광을 이루면서 이 때 생긴
암석은 주로 회백색, 자회색의 거품돌들이다.
바람에 날리거나 천지 물 위로 떠다니기도 하는
이 부석 때문에 산은 그렇게 희게 보일 때가 있다.
천문봉의 옛이름도 흰돌이 많아 백암봉이다.
1751년 갑산 부사 이의철의 “백두산기”에도
‘ 이 산을 백두라 부르는 것은 산 위의
백암봉 회백색 부석이 멀리서는 희게 보인다.’ 고 했다.


한여름, 산 아래는 진초록이 무성하고
하늘은 검푸르게 빛나는 어느날 어느 순간
햇빛에 반사되는 산정은 눈 보다 희게 빛난다.
그래서 백두산이다.
그래서 장백산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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