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26

호범꼬리 | 내가 왜 사진 찍는지 너는 아니?

 


푸른 잎사귀들 설레는 소리.
꽃들의 속삭임보다 싱그럽다.


내가 왜 사진을 찍는가. 나의 속생각이
호범꼬리, 당신들에게도 이르러 주었으면 좋겠다.


벌써 두 달째 산 속을 헤매고 다닌다.
세겹살에 소주 한 잔, 닭한마리, 족발, 순대국,
필동만두, 오장동냉면, 청진동해장국.
너무 먹고 싶다. 참기 힘들 정도다.
그보다 더 견디어내기 어려운 게 있다.
그리움이란 거 그거 참기 정말 어렵다.
보고싶은 마음 저 벌판 끝까지 꽉 차버린다.
그렇게 그리워하는 마음조차 없으면
나는 이 고된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보고싶은 사람들과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들
돌아갈 곳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힘을 얻는다.
나는 사랑하는 그들을 위해 이 일을 한다.


나의 사진을 알고 기다려주는 그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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