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23

놋젓가락나물 | 저명하신 사진작가 선생님들 혹시 5254라는 숫자를 아시나요?

 

 

“나 이제 산악사진 그만 두고 꽃사진하게
될지 모른다.” 그랬더니 어떤 놈이
“꽃도 찍고, 산도 찍으면 안 되냐?” 그런다.


누드 찍어 몇 점 따고, 풍경 찍어 또 얼마 보태고
접사 한 장 해서 몇 점 추가, 걸레처럼 주워 모아
무슨 사진작가협회인가 뭔가의 회원이라고
지가 예술가 라도 된 걸로 착각 속에 빠져 있는 놈.
외국어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놈.
예술이 뭐냐고 한국말로 물어도 벙어리가 되는 놈.
그놈이 산도 꽃도 찍으랜다, 나더러.


곰탕, 짜장면, 초밥을 같은 식당에서 한다면
어느 게 제대로 되겠는가? 사진은 더 하다.
산에 가면 꽃이 있으니까 두 가지 다 할 수 있다?
아니다.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도 장비도 다르다.


나, 꽃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산으로 가고 싶다.
나, 한눈 팔지 말고 외길로만 가고 싶다.
나, 딴 데 보지 말고 산길로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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