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25

앵초 | 약간은 탐욕스럽게 보인다.


앵초─. 약간은 탐욕스럽게 보인다.
키 작은 담자리꽃나무들을 제치고
우뚝 선 모습이 조금은 잘난 체 하는 듯
같은 앵초라도 환경에 따라 꽃 모양이 다르다.
동물이나 인간들처럼 꽃들도 뿌리 내리는
토질이나 위치에 따라 조금씩은 다른 모양,
다른 색, 다른 생각일 수도 있다.
꽃들은 동물이나 곤충들처럼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 씨가 떨어지는 자리에
싹을 틔워, 순종하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부모와 자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서로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과
서로를 바꿀 수 있는 어려움까지 겹쳐서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힘겨운 삶을 살겠지.
가정법원도 훨씬 더 바빠지겠지.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웠던 내 엄마, 내 아버지.
저 세상으로 나는 내 엄마, 아버지 찾아가리라.
그분들도 나를 반가워 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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