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마 까웅 다잉 온천의 추억

여행에서 돌아와

하남의 스타필드 사우나에서
소금방, 불가마방을 드나들며,

편백나무방 스크린의 멋진 풍경들과

숲속의 새 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이렇게 편하고 좋은 일상의 속성을 깨트리고

불편함 속으로 뛰어들어 갔던 미얀마 여행은

잊혀진 과거로 떠나는 여행이었으며

자석처럼 끌어 당기는 어떤 끌림이 있었던

여행이 였다고 생각되어진다.
가꾸지 않은 어떤 순수의 美

그속에 멋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시간이 정지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땅.

 

 

 

 

 

 

친구와 나는

양곤과 바간를 거쳐오며

좀 피로가 쌓여 있었다.

동남아 하면 맛사지 천국 이라지만
그 흔한 마사지 한 번도 받지 않아

온천을 가야 피로를 날려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인례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달려

'까웅 다잉' 에 도착했다.


입장료가 미화 10불이였다.

이 가격이면 이곳까지 오지 앓아도

썩 괜찮은 맛사지도 받으며
피로를 풀을 수 있었는데,

왕복 택시비 까지 물며

새로운 온천을 경험하러 이곳에 왔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안내를 받으며 들어가니
종업원 아가씨가 타올과 옷장키를 바구니에 담아

온천탕 입구에서 미소지으며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밍글라바 - 안녕하세요!"

 

 

 

 

 

 

 

 

 

 

 

 

 

 

 

남녀혼탕 이지만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것이

아쉽다고 친구가 말해서 ,

"그래, 맞어 !"

하고 맞장구를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항상 유통기간 다된 넘들이

결정적 순간에 이런 말을 먼저 꺼낸 다니까?!"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과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왜, 이럴때 고급브랜드 ' 까르티에' 가 생각나지?

혹시 브레송의 손목시계가 ' 까르티에 ' 아닌가?


일본, 독일에는 완전 혼탕이 있는데

파삭 늙은 노인 들만 온다고 가면

기 만 뺏긴다고

가지 말라고 말한 친구가 생각 났다.

우릴 젊은 청춘으로 봤나 보다.

착각 속에 사는 것이, 마음은 19세다.

늙지 않는 비결인지 모른다.

그런데, 이 친구는

프랑스 젊은 연인들 노는 탕으로만

자꾸만 기어 들어가서

내 신경을 자꾸만 건들었다.

단 한 번도 같이 들어 가자고 말 한 적이 없었다.

아마도 젊은 氣기를 지 혼자 독점하려 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치, 늙은 것이 젊은 氣기를 다 뺏어 버리면

애기들이 두 번 사랑 할 것 한 번 밖에 사랑 못 하는데,

며느리 걱정 할 나이에 완전 똘아이 수준 이였다.
난, 참다 못해 소리 질렀다.


"야이 ♡쇄끼야, 너, 빨리 안 나와 ?
임마, 이제 내 차례야! 저걸 친구라고..."

 

 

 

 

 

 

 

 

 

 

 

 

 

 

손님은 친구와 나

그리고 프랑스에서 온 젊은 연인들 밖에 없었다.

그들이 우리 젊은 날의 추억의

그림같은 포즈를 자주 자주 취해 줘서
흘러간 봄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온천수도 좋았고 노천탕 분위기도

미얀마식 특이함이 있어서 좋았다.

냉탕과 열탕사이를 건너 다닐때

나무데크를 맨발로 건너가는 느낌도 좋았다.

한국이나 일본의 온천과는

또 다른 기분을 즐길 수 있었다.

 

 

 

 

 

 

 

 

 

 

 

 

풀 옆에는 라오스 국화인

독 참파 꽃이 피어 있었으며

나뭇가지에 새가 둥지를 틀어 놓은 것을 보며,

"새도 온천 물을 마시고

발좀 담그고 갔을까 ?"

라는 생각이 떠올 랐다.

욕탕 앞에는 사탕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저 있었는데

미풍에 흔들리며 사각 사각

미얀마 전통 비단 론지(치마 ) 스치는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여인이 다가 오는 소리 같았다.

아마, 프랑스에서 온 젊은 연인들이 부러워서

幻聽환청 현상을 일으켯을 것이다.


우린 어린아이가 물놀이 하듯 목욕을 즐기다가
배가 출출하여 '라씨 ' 두 잔을 시켰는데

주스를 가져온 아가씨가 어디서 오셨냐고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생글 생글 웃으며 반겨 주었는데,
잠시 후 스피커에서 K- Pop 이 흘러 나오는 것이 아닌가.

기분 참 좋았다.

내가 노천탕 옆에 있는 카페로 찾아가

엄지를 올리며 '굿' 이라 말하니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K -Pop을 좋아 한다고
예쁘고 작은 손으로

나를 따라 엄지를 펴 올리것이 아닌가.

우리 케이팝이 이곳 젊은이 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고 있었다.


난, 사실 아이돌 가수의 노래보다는

하모니카 소리로 ' 오빠생각 ' 이나

' 섬마을 ' 같은 곡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으나

이 미안마의 ' 까옹 다잉' 온천 에서

케이팝을 듣는 것만 해도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닌가 ?

대한민국의 파워가 장난이 아니였다.

손님은 적었으나

꼭 목욕탕을 통째로 빌린듯한 기분들었으며,

우리나라 케이팝이 미얀마의

유명한 온천풀장의 구석 구석 가지 퍼져 나가고,
탕속에서 머리만 내어놓고

리 노래를 들어보는 것은

의 환상적인 수준이였다.

프랑스 샹송도 우리 케이팝에 한참 밀리고 있었다.


" 와 ~ 죽인다 ! "

 

목욕을 마치고 나니 몸이 날아 갈것 같았다.
온천물, 프랑스산 두 젊은 氣기, 

라씨, 케이팝, 사탕수수 밭을 지나온 바람,

미안마 아가씨들의 따뜻한 미소가

몸속에 쌓인 피로를 깔끔히 몰아 낸 것만 같았다.


아, 날아가고 싶다.
흘러, 흘러

여기 까지 온
멀고도 그리운 그곳
엊그제 날아온 것 같은
꿈 같은 청춘의 숲으로 ...

 

 

 

 

 

잠시 프랑스산 젊은 청춘들이

쌕씨하게 노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세월의 강을 건너온 여행자가

다시 거슬러 올라 갈 수 없는 청춘을 회상하며

잠시 읊어 보았을 뿐
'까웅다잉' 에서 충전한 쌩쌩한 빳때리로

난 다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그님 계신곳으로 비 바람 눈 보라 몰아 쳐도 가자고 말 했다.
Go ~ 다, 흑사리 껍데기 들고 라도 Go. !

 

 

 

사진, 글 :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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