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꽃이 핀 들판을 바라보며

끝도 없이 펼쳐진 사탕수수 밭을 보며
타고 가던 차를 열 번은 더 세웠을 거예요 .
억새풀, 메밀꽃, 유채꽃은 보았지만

갈색에 연한 핑크빛이 섞여 피는

사탕수수 꽃은 처음봤는데

보자 마자 반해 버렸어요.

옛날 하와이 이민 갔었던 동포들이

서러움을 견디며 석양에 비치는

끝없이 펼쳐진 사탕수수 꽃을 보았을때

어떤 심정이 었을까요 ?

슬프고, 한스럽고, 외로운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항상 달리는 차 보다도 사탕수수의 키가 훨씬 커서

카메라를 위에서 잡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지만

내가 바라본 느낌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금은 안타까웠죠.

끝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의 석양이 질 무렵에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이

찾아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내가 가까이 다가 갔을 때도

바람에 사각거리며 햇빛에 물들어

꽃잎을 흔드는 모습이 아름답고 보기 좋았습니다.

어느 시인이 사랑도 이렇게 흔들리고,

물들며, 손짖하며 찾아 오는 것이라고

읊었던 것이 생각 났습니다.


그 순간, 밑도 끝도 없이

영화 " 바그다드 카페"

Jebetta Steel 이 부르는

I am calling you 가 들려오는 거예요.

불러도 메아리 조차 들려오지 않는 사막에서

랑하는 사람이 들을 수 있을거라 믿고 부르지만
그것은 마음의 노래일 뿐

들리지도 않고 메아리도 없는

애절한 사랑의 노래였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곳이 사막인가봐요 ?
혹시 관심 있으시면

유튜브로 검색하여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중간에 하모니커 반주가
노래의 맛을 더 멋지게 살려줍니다.


난, 떠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여행자가

절실하게 불러볼 사람이 있을리도 없지만

사탕수수 꽃이 핀 뜨거운 벌판을 지나다가

황량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찾아 왔기 때문에

느닷없이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끝없이 펼쳐진 수수밭에서

소리가 흘러 나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애타게 그대를 불러 봅니다.
이렇게 부르면 내 곁으로 올 것만 같아 .. ♡

 

 

 

 

 

 

영화같은 생각이 사탕수수 꽃 색갈처럼

마음에 번져 갔어요.

나의 검은 피부 속에도 사탕수수 꽃같은 마음이

아직도 조금 섞여 있었나 봐요.


" Go ! " 하고, 제베타 스틸의 노래가 흐르고
" 내가 당신을 부르잖아요 " 하면
" 나여기, 까꿍 " 하며, 그녀가 " 날 잡아 봐요 ! " 하고

사탕수수 밭으로 뛰어 들어가면 월매나 좋컷시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죠.

 

 

 

 

 

 

 

 

 

 

 

 

 

 

삶은 상상하고 해석하는 능력에 따라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멋있게, 아름답게 상상하면 멋진 삶이 될 거에요.

삶이 마치 걷는 그림자 처럼 덧 없다고 할 지라도

멋있게 상상하고 꿈꾸어 보세요.


미얀마에서 사진, 글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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