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강재훈 - 들꽃 피는 학교, 분교展

[전시안내] 강재훈 - 들꽃 피는 학교, 분교展

* 장소 : 류가헌

* 기간 : 202069() ~ 75()

* 오프닝 : 69일 화요일 6

* 출판기념회 : 613일 토요일 4

 

 

 

 

강재훈 _ 들꽃 피는 학교, 분교 – 우음분교,1997년

 

 

30년 동안 기록한 이 땅의 작은 학교, 분교들

강재훈 사진전 <들꽃 피는 학교, 분교>

 

 

결국 승복이 혼자 학교에 남았다

책보를 옆에 든 모습 그대로

2020년 출간된 강재훈의 사진집 <들꽃 피는 학교, 분교>는 이 두 문장으로 시작한다. 통폐합되거나 폐교돼 반공소년 이승복 어린이 동상 혼자만 남은 전국 수천 여개의 작은 학교, 분교(分校)들의 모습이다.

 

쓸쓸한 전문(前文)과는 달리, 책 속에는 90년대 초부터 30년 동안 기록한 이 땅 분교들의 아름다운 시절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밀양 사자평의 작은 학교 고사리학교부터 국토 최남단에 자리한 마라도의 마라분교까지,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너거나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 학교에 가는 등굣길 아이들부터 어린 동생을 옆에 두고 형학년’ ‘동생학년으로 나뉘어 공부하는 교실, 사방이 산과 뼝대로 둘러싸인 운동장, 그리고 마을잔치처럼 흥성하던 가을운동회까지 이제는 모두 사라져버린 아릿한 풍경들이다.

 

사진가 강재훈이 분교를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한 해는 1991. 1982년부터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시행되면서 전국의 작은 학교들이 폐교되기 시작했지만, 누구도 마음을 쓰지 못했다. 작은 시골 학교를 다녔던 어릴 적 추억이, 언론사의 사진기자로 재직 중이던 강재훈을 분교로 이끌었는지 모른다. 소박하고 정겨운 교실 모습을 기록하고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마음으로 담아내려했다. 학생 한 명인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에 달려갔고, 혼자 입학하는 어린이를 만나러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산골도서 벽지를 찾아다녔다. 그러는 동안에도 분교들은 쉼 없이 사라져갔고, 결국 2019년에 정부 정책이 바뀌기까지 6천여 개의 학교가 폐교되었다.

 

분교들이 사라져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지만, 기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8<분교/들꽃 피는 학교>, 2006<산골분교 운동회>, 2009<산골분교> 등 사진집을 내고 전시를 지속했다. 일과 작업 사이를 오가는 쉽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어느덧 사진기자라는 호칭과 나란히 분교 사진가라는 수식이 덧대어졌다. 연출하지 않고 찍은 자연스럽고 정겨운 그의 사진들은 단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분교를 환기시키는 데 머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쓰임으로도 작동했다. 전시와 책과 언론 기사를 통해 꾸준히 작은학교 살리기에 관여함으로써,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 일부를 개정해내는 데 힘을 보탠 것이다.

 

작은 분교들의 폐교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워낼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나와 분교에서 만났던 수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제각각의 이름에 어울리는 꽃과 나무로 성장해있기를 소망한다.” 사진가의 말이다.

 

오는 69일부터 한 달 간, 30년 분교 사진의 정수를 가려 뽑은 강재훈 사진전 <들꽃 피는 학교, 분교>가 류가헌에서 열린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류가헌의 초대전이자, 사진집과 산문집이 분권 된 채로 2권 한 세트인 동명의 사진집이 함께 발행돼 의미를 더한다. 문의 : 02-720-2010

 

 

 

 

[작업노트] 들꽃 피는 학교, 분교 30

부족함이 많은 것을 알지만 지난 30년간 이어온 분교 사진작업을 정리하며 생각해본다. 내 어릴 적 추억을 앞세워 시작한 분교 사진작업. 학생 1명의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에 달려갔고, 혼자 입학하는 어린이를 만나러 천릿길도 마다하지 않고 산골도서 벽지의 분교들을 찾아다녔다. 그 소박하고 정겨운 교실 모습을 기록하고 해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마음의 그림으로 그리는 사진작업을 한 것이 오랜 시간이 지나며 사진 전시와 책과 언론 기사를 통해 꾸준히 작은학교 살리기에 관여하고 있었다. 또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 일부를 개정해내는 데 힘을 보태는 사회적 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직접 사회운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기자라는 직업을 가졌던 사진가 강재훈의 작업이 자연스럽게 작은학교 살리기에 관여했던 것같다. 알량하지만 국가 정책이 바뀌게 하는 성과를 낸 것은 참 감사하고 소중한 일이다. 1982년에 시작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2019년 가을에 내려놓기까지 지난 37년간 정부는 전국에서 6천여 학교를 폐교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폐교가 아닌 휴교 정책. 이제 귀농·귀촌을 하면 아이들 다닐 학교가 고향 마을에서 기다려주기로 했다니 이 얼마나 큰 변화이고 다행스러운 일인가.

 

지난 40여 년 사진기를 통해 이야기하고 사진기를 통해 속내를 그려내는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피사체가 자연이든 사람이든 겉태로만(눈으로만)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는 말을 좋아했다. 그렇게 다가가고 그렇게 바라보는 노력을 할 때 비로소 그 피사체의 겉모습에 매몰되지 않고 피사체를 대상으로 깊이 있는 사색이 가능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지만 절제된 의식의 흐름과 정신적인 사색을 통해 자신만의 표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말 같아서 참 좋다.

찬 우물에 눈 쌓이듯 공부하라는 말도 잊지 못한다. 아직도 빙점을 낮추지 못한 채 내리자마자 녹아 스러지는 눈이 곧 나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내일도 사진에 대한 꿈을 고민하며 살 것이다. 찬 우물에 쌓이기 시작하는 눈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내 부족함을 내가 안다. 그냥 영원한 꿈으로 사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려한다. 누구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그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날, 골인 지점을 통과한 뒤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볼 때, 등위에 상관없이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렸다면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꽃이 지는 모습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필 때의 모습보다 질 때의 모습이 더 아름다운 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피었다가 어떤 모습으로 지는 꽃이 될까?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날 보슬비라도 가늘게 내려준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일까. 꽃 진 동백 숲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내게는 과한 욕심이고 언감생심이다. 눈에 띄지 않게 피었다가 소소하게 지는 숲속 작은 쇠별꽃이나 되면 다행이라고 소망할 뿐이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폐기되고 작은 분교들이 폐교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워낼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나와 분교에서 만났던 수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제각각의 이름에 어울리는 꽃과 나무로 성장해있기를 소망한다.

 

 

 

강재훈 (Kang, Jae-Hoon)

학 력 :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전공 석사과정 졸업

현 재 : 강재훈사진학교(포토아카데미/한겨레교육) 전임 강사

현 재 : 온빛 다큐멘터리 회원, NIKON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가로 활동 중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사진부장과 영화주간지 씨네21 사진부장 및 한겨레신문 사진부장을 역임하고 한겨레신문 사진부문 선임기자로 2020430일 정년퇴임.

한국사진기자협회 김용택사진기자상 이사장 역임

 

<전시 경력 /개인전>

2019년 강재훈 사진전 <> / 갤러리 일백헌 / 서울

2019년 강재훈 사진전 그림자 든 골목> / space22 /서울

2014년 강재훈 사진전 <꼬부랑 사모곡> /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 서울

2012년 강재훈 사진전 <100인의 꿈, 100인의 초상> / 이음아트 갤러리 / 서울

2010년 강재훈 사진전 <부모은중 父母恩重> / 갤러리 나우 / 서울

2010년 강재훈 사진전 <꽃밭에서> / 갤러리 M / 서울

2009년 강재훈 사진전 <산골분교> / 이음아트 갤러리 / 서울

2009년 강재훈 사진전 <부모은중 父母恩重> / 조계사 나무 갤러리 / 서울

2006년 강재훈 사진전 <산골분교 운동회>/ 갤러리 온 / 서울

1998년 강재훈 사진전 <분교, 들꽃 피는 학교> / 아트스페이스 서울 / 서울

1995년 강재훈 사진전 <인터뷰(INTERVIEW)> / 코닥포토살롱 / 서울

1986년 강재훈 사진전 <산과 들에서> / 알파와 오메가 화랑 / 서울

 

<전시 경력 /단체전>

2019년 사진집단 포토청 20주년 사진전 <분단 70년의 표상> /경인미술관 / 서울

2018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 경인미술관 / 서울

2017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 / 경인미술관 / 서울

2017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 갤러리 토포하우스 / 서울

2016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커피/COFFEE> / 갤러리 아리수 / 서울

2016년 동강국제사진축제 기획전 <the> 참여 작가 / 동강사진박물관 / 강원 영월

2015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 /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 서울

2015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여자/女子> /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 서울

2014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 / 스페이스22 / 서울

2014기록할 수 없는 기억, ()’/ 스페이스1839 / 순천

2014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서울의 경계에서> /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 서울

2013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분단 풍경> / 토포하우스 / 서울

2013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리좀 위에 서서> / 갤러리 룩스 / 서울

2011<온빛 다큐멘터리 사진전> / 진선 갤러리 / 서울

2011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도시채록> / 인사아트센터 / 서울

2011년 농협 창립 50주년 사진전 <신 농가월령전> / 예술의 전당 V갤러리 / 서울

2011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심경고백> / 갤러리 공간415 / 서울

2011년 사진집단 포토청 사진전 <인과 간> / 갤러리 공간415 / 서울

2010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환경을 보다> / 토포하우스 / 서울

2010<사진기자들의 외출-취만부동> / 법련사 전시실 / 서울

2009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역사가 있는 풍경전> / 갤러리 M / 서울

2008년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사진전 <여섯 가지 풍경전> / 갤러리 M / 서울

2005년 동강사진박물관 개관 초대 사진가 사진전 / 강원도 영월

2004년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전 참여(동강사진축제) / 강원도 영월

2002년 프랑스 몽펠리에 시립미술관 초청 <한국의 사진작가전> 참가 / 프랑스

1996년 박종우, 강재훈, 여동완 사진전 <유월장(踰月葬)> / 코닥포토살롱 / 서울

그 외 대한민국보도사진전 등 단체전 다수 참가

 

<수상 경력>

2018년 제54회 한국보도사진전 포추레이트부문 우수상 수상

2017년 제52회 대한민국 보도사진전 포트레이드 부문 우수상 수상

2015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이달의보도사진상 포추레이트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5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이달의보도사진상 피쳐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3년 한겨레신문 창간 25주년 <한겨레 대상> 수상

2013년 경정사진전 <은상> 수상

2012년 한겨레신문 창간 24주년 <한겨레상> 수상

2010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엑셀런트사진기자상 수상

2010년 제46회 대한민국 보도사진전 생활스토리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0년 제46회 대한민국 보도사진전 생활스토리부문 우수상 수상

2009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6월 이달의보도사진상 수상

2009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7월 이달의보도사진상 수상

2007년 제43회 대한민국 보도사진전 우수상 수상

2003년 제1강원 다큐멘타리 사진가당선

2000년 한국사진기자협회 선정 2000년 올해의 사진기자상수상

1995년 제31회 대한민국 보도사진전 가작 수상

 

<강의 경력>

1999~현 재 :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강재훈 사진학교-강재훈 포토아카데미> 전임강사

2018: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 외래교수 포토저널리즘’ .

1992~2013: 경기대학교 미술대학(사진학), 경민대학교 사진과(사진사), 상명대학교 사진과(인물사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다큐멘터리 매체사진) 등에 출강했고,

2007: 매그넘 사진가 데이비드 알란하비 초청 코리아 워크숍(서울) 부교수

2008: 매그넘 사진가 브르노 바르베 초청 코리아 워크숍(안동) 부교수

2009: 매그넘 사진가 압바스 초청 코리아 워크숍(서울) 부교수 역임.

 

<저술 출판 경력>

-/ 일백헌

-Shadow Alley-그림자 든 골목(100부 한정 사진집)

-골목안 풍경 그후(사진집/눈빛 출판사)

-부모은중 父母恩重 (사진집/가각본 출판사)

-분교, 들꽃 피는 학교 (사진집/학고재 출판사)

-작은 학교 이야기 (진선출판사)

-산골아이 (보리출판사)

-이런 내가, 참 좋다 (사진 에세이집/푸른지식 출판사)

-사진으로 생각 키우기 (진선출판사)

-산골분교 운동회 (사진집/가각본 출판사)

 

 

 

 

강재훈 - 강원 인제 방동분교,고혜림

 

 

강재훈 - 강원 인제 방동분교

 

 

강재훈 - 연포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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