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3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3

사진, 글 : 안승일

 

 

닻꽃 | 영락없는 닻이다. 물 속으로 드리워 배를 붙들어두는…. 앵커가 아니다, 닻이다.

 

 

선상님, 꽃사진 어떻게 찍나요?
꽃을 찍으려구요?
그냥 꽃이 되세요.


들에서 그녀와 함께 피어나고
산에서 그녀가 마시는 샘물 함께 마시고
그녀와 함께 싱그러운 밤이슬 맞으며 살면 되지요.
그래서 당신도 들꽃일 때 사진도 되지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인화지에 꽃들을
복제해 놓으면, 옮겨다 놓으면
그녀는 금새 시들어버리고 말지요.


우선 그녀에게 물어보세요.
“당신 이름이 뭐지요?” “닻꽃.”
그녀와 사랑에 빠져 마음이 통하면
이제는 사진기를 꺼내도 되겠지요.
그녀의 표정을 잘 살펴보세요.


살아있는 사진이 될 것입니다.
시들지 않는 싱싱한 사진이 될 것입니다.
향기 탐스러운 사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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