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일기쓰기 #20

잊지 못할 전우들과 함께 ...

· 사진, 글 : 김문경

 

뾰쪽 뾰쪽 바늘같은 선인장과 기암절벽이
앞길을 가로 막는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남기위해

이리저리 헤메고 있었는데

이곳 저곳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병사들이 있었다.


보기에는 모두 특등사수 같이 보였는데

의심이 가는것은
멋진풍경의 아름다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인지

아니면, 파바바바~, 마구 갈기다가 운좋게 한방 맞으면

 

" 심봤다 ! " 하고 목이 찢어져라 외칠것인지 의심이 갔다.


더한것은 엎드려 무릎으로 포복을 해야하는 전투에

무릎이 찢어진 청바지와 분홍빛 자켓을 입은 여전사는
도대체 적군을 유혹하려 나왔는지 전투를 하러 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이되로 두면 적들에게 모두 당할것만 같은 판단을 내렸고,

" 엎디리, 엎디리 ! " 소리쳤으나

파도소리 때문인지 분대장을 우습게 아는지 쳐다 보지도 않았다.


난 내 힘으로 안 된다고 판단하고 파도에게 부탁했다.

" 파도야, 파도야 ! 전마 저것들 발목아지에 짠물이나 푹 드가도록 해라 !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병호 병장의 발목이 바닷물에 푹졌어 있었다.

" 아이고, 꼬시다 ! "

 

 

 

 

 

 

 

 

 

 

 

 

 

누군가의 눈에는,

돈도 밥도 않되는 씨잘데 없는 헛짓거리 일지 몰라도

이 각박한 삶속에서 이 지구별의 아름다움을 차지기위해

포커스를 맞추는 전우들을 보면 눈물겹기 까지 하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
서로 물고, 뜯고, 이기기만 하려는 경쟁속에서
희망과 기쁨도 없이 달아나는 현실을 뒤로하고
아름다운 대자연과 삶의 숨결을 포착하려고 떠나는

멋진 탈출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


머리와 눈 그리고 마음의 눈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발사 하는 기쁨과 충만의 격발 !

 

 

 

 

 

 

난, 수평선과 물거품이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고운모래의 살결위에 이렇게 적었다.


[ 너의 흰 팔과 아늑한 품은 내 그리움의 모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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