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야텐주의 그림파는 청년 ' 릴리 '

같은 파고다가 세계가 붙어있는 파고다에 갔을 때

' 릴리 ' 라는 미소년이 나를 안내하며
' 파야 텐주 ' 속에 있는 벽화에 대해 소개하여 주었다.

영어는 유창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는 나의 기초상식을 바탕으로

충분히 그의 설명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첫번째와 두번째 파고다에는 부처의 전생이야기인 자타카와

미래에 오실 미륵불등 불화들이 벽면 가득 그려져 있었지만

세번째 파고다에는 아무련 그림도 그려져있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림을 그리려고 했을때 13세기 몽골군이 쳐 들어와

세번째 파고다의 그림은 완성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숨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벽화를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들어오는 입구의 안내문에

사진을 찍는 것을 금지한다고 쓰여있었다.

플래쉬 라이트가 벽화를 회손 시키기 때문일것이다.

 

 

 

 

8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파고다의 그림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다 좋은인연 때문이라 생각하고 파고다를 나오는데

' 릴리' 소년이 그 옆의 작은 파고다에는 벽화를 찍을 수 있다고하여

나와 '릴리' 는 이 삼십 미터 떨어진 작은 파고다로 갔다.


파고다는 작지만 아담하고 예뻤다.

오히려 큰 사찰 보다 작은 암자가 더 부담없고 예쁘게 보이듯이

꼭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내가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좁은 파고다의 내부를 자세히 보고 있을때

' 릴리 '가 나에게 다가왔다.

난. 사진을 찍고 싶어 카메라의 거리와 포커스를 맞춘 후

' 릴리 ' 에게 셔터를 누르게하고 파도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여기까지 온 나는 누구인가 라고....

" 혹시 전생에 이곳에 왔던

바람은, 구름은, 소낙비는 아니였을까 ? "


떠나온 길을 되돌아 보며

항상 남에게 지기 싫어하며 살아온 나는,

" 누구인가 ? " 라고 물어 보았다.

" 바보 ! "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부처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


릴리는 나에게 사진을 찍어주고는

그가 그의 아저씨와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라고 하며
그가 가지고 있던 그림을 펼쳐 하나 하나 펼치며 나에게 보여 주었다.

난 그의 웃음과 팔뚝에 새겨진 문신이 마음에 들었다.

그에게 포즈를 취할 때 팔뚝 문신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한 쪽 팔을 반대편 어깨 위에 올리라고 했다.

 

난, 이 소년의 문신이 전혀 불량스럽지 않게 보였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린 귀엽고 예쁜 문신처럼 보였다.

내가 그에게 갖는 호감과 어떤 연민 때문이 였는지도 모른다.

 

 

 

 

그가 장사속으로 접근한 것은 알았지만,
그것을 문제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한 장 한 장을 넘길때 마다

내가 파고다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그림이

그의 그림 속에서 다시 살아 나오는 것만 같았다.

그 중에 두 점을 나의 바간 여행 기념으로 골랐다.


한 장은 부처님 탄생 이야기를

다른 한 장은 미래에 오실 미륵보살에 대한 그림이였다.
난, 이 두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면
색감도 비슷하고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고 두 점을 샀다.

팔백년이 넘게 이 파고다 속에서

온갖 세월의 풍상과 몽골의 침략도 견뎌내며
내가 오기를 기다렸던 미륵보살과 석가모부처가

'릴리'의 손을 거쳐 내게로 온 것이다.

 

 

 

미륵보살과 부처님이 날 찾아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친견하러 이곳에 온 것이다.
어찌 친견 뿐이 겠는가 ?

티켓팅도 하지않고 두분을 우리집으로 모셔 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나고 겪은 것에 대해

스스로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다면

그 누가 내 삶의 의미를 부여 하겠는가 ?
[ 내가 허공으로 솟은 뿌리없는 나무이며
'영원' 이란 나의 속을 흐르는데 지나지 않는 것이며

난 영원에 이르는 한 갖 도구 일 뿐 이라면 ... ]

이란 생각에 이르자 오랜 세월을 견뎌온

수많은 불상과 불탑도 나와 같으리란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나와 릴리가 함께 찍은 이 작은 파고다가
누구의 소유였는지는 나도 릴리도 모른다.

그도  佛者불자 였을 것이며

한국에서 온 어떤 이름모를 불자가

그가 지은 이 파고다를 보고
릴리에게 그림 두 점을 사가지고 가는 사실을 안다면

기뻐할 것이리라.

" 릴리, 잘있어라 !
너의 손을거쳐간 많은 많은 부처들의 그림이
너에게 더 많은 축복을 줄 것이라 믿는다. "


난, 다시 나를 기다리는 馬車마차로 발걸음을 옮기며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진, 글 :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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