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전태일 50년의 불꽃을 기억하는 특별전시 "실밥" 展
[전시안내] 전태일 50년의 불꽃을 기억하는 특별전시 "실밥" 展
* 장소 : 류가헌
* 기간 : 2관 2020년 12월 22일(화) ~ 27일(일) / 1관 2020년 12월 22일(화) ~ 1월 10일(일)
<미싱으로 밥을 짓다> 봉제노동자 14인의 실그림전
봉제노동자 14인이 자신들의 삶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각자가 직접 만든 옷에 가장 몸에 익은 화법인 미싱과 실로 표현하였다.
“군대 하면ᅠ짬밥이ᅠ떠오르잖아요, 근데 금형공장을 갔더니 기름밥이라고ᅠ그러더라고요. 그럼ᅠ우리는 실밥을 옷에 너덜너덜 붙이고, 어떤 날은ᅠ퇴근 후ᅠ버스 안에서도 내 바지에 실밥이 붙어있고. 봉제는 밥이 뭘까ᅠ했을 때, 실밥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노동하는 손위에 실밥을 얹어서 표현해봤어요.”
전시작 <봉제인의 밥>을 만든 강명자 씨의 말이다. 올해로 50주기를 맞은 전태일과 같은 또래로, 열여섯 살부터 봉제 일을 시작해서 ‘실밥’을 먹은 세월이 43년째다. 그녀는 실제로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실밥들을 모아서, 밥그릇에 담긴 한 그릇의 밥으로 표현했다. 이제까지 생계를 위해 주문받은 상품으로서의 옷만 만들어 온 그녀가 이 땅의 봉제노동자로서 처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스스로 작품을 창작한 것이다.
참여 작가는 총 14인으로 모두 금천구 독산동 일대 소규모 봉제공장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일하는 봉제노동자들이다. 과거 구로공단에 있었던 봉제 산업이 독산동으로 옮겨지면서, 노동자들도 일감을 따라 독산동으로 이동했다.
아픈 부위의 옷 위치마다 작은 조각천들로 약병을 만들어 붙인 표영숙 씨의 <젊은 시절 지나고ᅠ지금 나는>,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 온 60년을 퀼트로 표현한 유향순 씨의 <오디세이>처럼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부터, 봉제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어 우리의 아들딸들도 봉제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색동에 표현한 이강순 씨의 <봉제공 노동자도 기술자의 임금을!> 같이 노동현장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있다.
봉제 산업의 역사와 함께 해온 사람들이 미싱과 실로 그린 이야기들을 통해, 봉제노동자였던 전태일로부터 50년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 변한 것과 변치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를 숙고하고 담론화 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사진가 정택용이 찍은 참여 작가들의 인물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12월 22일부터 일주일간 류가헌 전시 2관에서 열린다.
* 이 전시는 금천문화재단이 지역문화 진흥사업-우리마을 문화통(通)장 사업의 일환으로 금천구 독산동의 봉제산업 종자자 분들과 함께 만들어 2020년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금나래아트홀 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 <메이드 인 독산 - 옷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관주최 금천구 금천문화재단, 후원 서울문화재단, 전시기획 강명자, 왕자은, 이다은)를 더 널리 나누어보기 위해서 전태일 50주기를 맞은 ‘꿀잠’이 재구성한 전시다.
<전태일이 여기 있다> 비정규직 투쟁사
<전태일이 여기 있다>는 지난 20여 년 간의 비정규직 투쟁을 톺아보는 전시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표와 사진 등을 통해 이 땅의 비정규직노동자들과 그 연대가 어떻게 깊게, 얼마나 치열하게 투쟁해 왔는지를 살핀다.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과 비정규직이제그만,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주최다. 송경동의 시, 사진가 노순택의 <전태일 달력> 등 사진과 그림과 시가 함께하며, 전태일 50주기를 기념해 발간된 신문 <전태일 50>도 관람객을 맞는다. 12월 22일부터 1월 10까지 류가헌 전시1관에서 이어진다.
작가소개 |
<미싱으로 밥을 짓다> 봉제노동자 14인의 실그림전
강명자 곽수복 권영자 권효숙 김용자 복윤옥 송해나 유향순 이강순 이순희 정의금 조분순 표영숙 홍성삼
금천구 독산동 일대 소규모 봉제공장들에서 일하는 봉제노동자들이다. 대부분 구로동에 봉제산업이 한창이던 시절부터 30년~ 40년 이상 봉제일을 생업으로 이어왔다.
<전태일이 여기 있다> 비정규직 투쟁사전
사진과 그림과 시 _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전진경, 김평, 송경동, 정택용, 노순택, 매일노동뉴스
작업 노트 |
곽수복 <나는 이렇게 태어났다>
눈만 뜨면 회사 가서 만드는 게 남성복 와이셔츠인데요,
제가 일상적으로ᅠ제일 많이 하는 일이어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소매, 하우스, 앞판, 뒤판, 카라의 본을 떠서 그대로 재현했어요.
송해나 <코로나악마>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으로 너무 힘드니까ᅠ
날개를 펼쳐서 탈출하는 형상을 그리고 싶었어요.
뒷면에는 코로나로 힘들고 정체가 되어 있는ᅠ
현 상황을 악마로 표현하고,
앞면에는 코로나 상황을 벗어나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ᅠ
온화한 천사의 날개로 표현했어요.
유향순 <오디세이>
제가 60년을 살아온 인생의 항해를ᅠ그린 거예요.
어린 시절은ᅠ순조로운ᅠ항해가 시작돼요.
오디세이가ᅠ출정할 때처럼요.
젊었을 때는ᅠ많은 일을 겪었어요.
의상실 들어가면서ᅠ매일 오밤중에 끝났어요.
퇴근시간이 기본 9시ᅠ반이었고요.
그러다가 좀 더 나이를 먹고는 좋은 시절도 있었어요.
하지만ᅠ나이 먹고ᅠ늙어가면서,
희망 없는ᅠ깜깜한 밤이ᅠ된 것ᅠ같아요.
그렇지만 등대도 있고, 별빛도ᅠ있어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날이 밝고ᅠ해가 비쳐요.
희망을 갖고 살겠다는ᅠ거예요.
이강순 <봉제공 노동자도 기술자의 임금을!>
명절 때ᅠ입는 색동옷을 희망, 설렘, 아이들로 생각했어요.
이 색동을ᅠ표현한 거는ᅠ젊은 우리ᅠ아들딸들도ᅠ
봉제공장에서ᅠ일할ᅠ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ᅠ
좋겠다는 생각을 색동으로 표현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자들의 임금이ᅠ
높았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저는 생활임금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임금들이 정당하게 책정되면ᅠ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조분순 <장시간 노동, 저임금, 일생을 열심히 미싱 봉제일 했으니, 평화롭고 평등하자>
제 인생은 태극기, 촛불, 미싱으로 요약할 수 있어요.
제가 살아온 삶을 상의에 표현하고,
하의에는 노동에 대한 제 생각들을 표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해볼까 생각하다가,
색이 다른ᅠ두 개의ᅠ바지를 잘라서ᅠ
하나의 바지로 만들어 봤어요.
표영숙 <젊은 시절 지나고ᅠ지금 나는>
저는 아파서 회사를ᅠ그만뒀어요. 오랜 시간 노동의 결과로 어깨를 수술했고,
아직 손목도 치료받고 있어요.
아픈 부위들, 허리, 어깨, 손목의 통증을 표현하고 이 부위에 약을 붙여 봤어요.
권효숙 <남녀 임금격차 해소>
아직도 남녀 임금이 너무 많이ᅠ차이 나더라고요.
남성들은 큰 기업에서 높은 임금을 받고,
미싱을 하는 여성들은 임금이 적어서 힘들거든요.
미싱을ᅠ오랫동안ᅠ했지만 너무ᅠ먹고살기가ᅠ힘들고,
항상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ᅠ밤늦게까지ᅠ일하지만ᅠ
손안에 쥐어지는 돈은ᅠ얼마 되지ᅠ않는다는 게ᅠ
현실이더라고요.
봉제 산업 자체가 임금이ᅠ높지 않은데,
그 안에서도 남녀 임금 격차가ᅠ있는 게ᅠ불합리한 것ᅠ같아요.
홍성삼 <일찍 퇴근하고 싶은 마음>
이 작품은 저희들이 계속 매일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까ᅠ
늦은 밤에 퇴근하게 되어서,
'해' 좀 보고 퇴근하고 싶어서,
해와 구름을 작품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보통 오전 9시에 출근해서 빠르면 저녁 8시,
늦으면 저녁 12시까지 일하고 있어요.
평균적으로 하루에 14시간씩 일하고 있어요.
홍성삼 <임금 체불 200만 원>
해외 잠깐 나왔다가 다시 한국 들어와서ᅠ
처음으로 작업한 옷인데,
당시 압구정ᅠ숍에서ᅠ판매된다고 그래서ᅠ
주문받아 제작을 했는데,
임금은커녕ᅠ임가공비도 받지 못했어요.
제가 만든 첫 작업이고 해서,
아직까지 소장하고 있습니다.
복윤옥 <봉제의 외길 42년을 되돌아 보다>
금천구가 전보다 많이 발전을ᅠ했더라고요.
빌딩들도 많이 올라갔고요.
반면에ᅠ우리 같은ᅠ노동하는 사람들은ᅠ
매일 그 자리ᅠ있는 거ᅠ같아요.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는데,
노동자들은 그 사회를 따라가기가ᅠ
힘든 것ᅠ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명자 <봉제인의 밥>
군대에 가면ᅠ짬빱이라는 것이ᅠ문뜩 떠오르잖아요, 근데 금형공장을 갔더니 기름밥이라고ᅠ그러더라고요, 그럼ᅠ우리는 실밥을 옷에 너덜너덜 붙이고, 어떤 날은ᅠ퇴근 후ᅠ버스 안에서도 내 바지에 실밥이 붙어있고, 봉제는 밥이 뭘까ᅠ했을 때, 실밥이더라고요. 우리가 노동하는 손위에 실밥을 얹어서 표현해봤어요.
강명자 <현장의 소리>
우리 언니들이 현장에서 숱하게 일하면서 공장에서 느끼는 것들을ᅠ와키ᅠ라벨에 새겨 봤어요. 제가 서있는 이 자리가 과연 올바르게 가고 있는가ᅠ생각했을 때ᅠ자꾸만ᅠ아니라는ᅠ생각이ᅠ들 때가ᅠ있어요.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저항들을 해보자고 다짐을 하곤 해요. 함께 미싱 하는 언니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저는 이 언니들의 목소리로ᅠ투쟁하는 것보다도ᅠ작품 속에서 사회에 어떠한ᅠ메시지를ᅠ던져 보는ᅠ것이, 우리가ᅠ진정 해야 할ᅠ일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전태일 열사도 봉제업을 했는데, 50년 전에 비교해서 변화된 것이 뭘까요? 변화됨이 없는 우리의 내용들을 작품으로 선보이고 싶었어요.
정의금 <나의 노동의 값>
제가 부속 공장을ᅠ하다 보니까ᅠ부속으로 옷을 만들어 봤거든요, 옷을 보니까 라벨에 따라 가격이 너무 많이 차이가ᅠ나더라고요. 나의 노동의 값은 얼마일까 생각하며 표현해 봤어요. 제가 외주를 받다 보니까 단가가 너무 낮게ᅠ책정돼서, 시간당 수당이 너무 낮아요. 인건비가 높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표현했어요.
권영자 <단결>
옷의 각기 다른 부분들을 미싱으로 박아 연결해서, 옷이 완성이 되어야만 우리가 입고 다닐 수 있게 되잖아요. 제 옷의 연결 부위에는 지퍼가 있어요. 지퍼를 열면 옷이 해체가 되지만 지퍼를ᅠ닫음으로써ᅠ완성된 옷이 됨을 표현해서, 우리 노동자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김용자 <나의 생각과ᅠ나의 가족>
그전까지는ᅠ내가 미싱을 하면서 부끄러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 생각을 옷 뒷면에 미싱으로ᅠ한 땀ᅠ한 땀ᅠ박아서 글로 표현했어요. 예전에는 부끄럽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자랑스럽다는ᅠ생각을 해요. 앞면에는 우리 가족의 띠를 와펜으로 만들어서 표현을 하고, 내 마음속에 있는 가족은 카라 뒷면에 표현했어요. 그동안 부끄럽게 생각했지만 미싱을ᅠ했기 때문에ᅠ지금까지 가족들과 함께 잘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이순희 <다람쥐 쳇바퀴 인생>
제가 이걸 하면서 제 살아온 인생을 가만히 생각하니까, 다람쥐ᅠ쳇바퀴처럼ᅠ살아온 거ᅠ같더라고요. 봉제 공장에서 남은 여러 부자재들을 활용해서 다람쥐를 표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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