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김영수 - MONACIC PHOTOGRAPHY展
[전시안내] 김영수 - MONACIC PHOTOGRAPHY展
* 장소 : SPACE22
* 기간 : 2020. 5. 13 - 6. 4
* 오프닝 : 2020. 5. 13 pm5:00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 22「 Monadic Photography 」개최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 22 에서 2020년 5월 13일부터 6월 4일까지 김영수 작가의 'Monadic Photography'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17세기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모든 존재의 기본 실체(unit)로 정의한 'MONAD’ 에 기반한 김영수 작가의 철학적 세계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작가는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사진들을 ‘구글링’ 채집을 통해 몽타주 방식으로 제작한 ‘Monadic Photography' 대형사진 20점을 소개합니다.
‘나는 구글링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의 무의식 속에 내재된 욕망을 바라본다.’ 작가의 말처럼 수 없이 많은 사진들로 구성된 김영수의 ‘Monadic Photography' 작업은 세계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현실의 해석들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오늘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생각하여야 하는가?’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를 변환하는 ‘ORE' 프로세스를 통해 사진 이미지들이 지닌 유, 무형적 정보들을 최소화하고 이를 점, 섬, 면 등의
기하학적 추상이미지로 변화시켜 그의 관념 속에 구현되고 있는 오늘의 세계를 예술적 추상이미지로 소개합니다.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 22 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실재하는 오늘의 세계가 인간의 의식을 통해 어떻게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사진이 구현하는 현상 내면에 존재하는 관념의 세계를 표현한 ‘Monadic Photography' 작품들을 통해 디지털 추상사진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학적 경험들을 선사합니다.
* 사진·미술 대안공간 SPACE22
www.space22.co.kr
주소 :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90번지 미진프라자 빌딩 22층
[ 작업비평 François Soulages ]
김영수 작가의 모나드 사진
프랑수아 술라주
물질을 통해 하나의 실체를 구성하거나
그 자체로 단자(單子)인 본질적인 근원,
나는 그것을 ‘모나드(monade)’라고 부른다.
라이프니츠(Leibniz)
김영수는 사진에 대한 개념적이고 미학적인 혁명을 실행한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주시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Monad’ 작업은 우선 개념적인 혁명이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지라는 개념을 라이프니츠, 들뢰즈(Deleuze), 보드리야르(Baudrillard), 푸코(Foucault)의 패러다임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 작업은 미학적이다. 왜냐하면 이미지에 대한 그의 고찰로부터, 그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적 혁명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세 가지 혁명─개념적, 미학적, 예술적─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의 시각적 외관
‘Monad’ 작품에 대한 첫 번째 접근으로 우리는 추상 사진(photos abstraites)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추상 사진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추상화(abstraction)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이런 문제가 없지 않은가? 이 사진에서 ‘추상적(abstraite)’ 그림보다 더 구체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는 ‘추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에 그것이 회화이건 사진이건 간에 마주하고 있는 대상의 구체성에 초점을 두고 ‘비구상(non figuration)’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편으로, 그것은 김영수 작가의 사진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며,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사진과 이미지에 대한, 그리고 재현과 구상에 대한 그의 문제제기와 관련하여, 이 예술가와 그의 작업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해당한다. 사실, 사진은 바르트가 기대한 것처럼 “그것은 존재했음(ça a été)”이나 증거(preuve), 혹은 표시(indice)가 아니다. 이러한 관점들은 현실과 진실 속에서 믿음을 추구하는 기호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진은 오히려 “그것은 연출되었음(ça a été joué)”에 속하며, 이를 통해 예술과 미학으로 나아간다. 이는 연극에서의 연기(jeu), 무의식의 유희(jeu),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역할(jeu)과 맥을 함께한다. 바흐(Bach) 역시 음을 연주한 것 아닌가?
따라서 우리는 우선 김영수 작가의 사진에서 색상의 유희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파란색의 변화, 베이지색의 변화, 녹색의 변화, 빨간색의 변화, 때로는 상이한 여러 색의 변화는 눈을 위한 변주곡(曲)이 되며, 쇼펜하우어(Schopenhauer)를 재독한다. 철학자이자 화가인 기통(Guitton)은 “색은 빛의 은총”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김영수 작가는 우리가 색을 통해 빛을 이해하도록 한다. 그는 모방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념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을 통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미(beauté)에 진입하지 못했다. 칸딘스키(Kandinsky)의 저서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는 간접적으로 우리가 김영수 작가 사진을 어떻게 수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색은 건반이고, 눈은 해머이며, 영혼은 여러 개의 선율을 가진 피아노이다. 예술가는 사용법에 알맞게 건반을 두드림으로써 인간의 영혼을 울리게 하는 손이다. 그러므로 색의 조화는 오직 인간의 영혼을 효율적으로 건드리는 원리에 기초를 두어야만 한다.” 색은 영혼을 울린다. 우리는 시각적인 것에서 영혼적인 것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김영수 작가의 사진에서 색의 조화는 영혼적 미를 개시한다. 프루스트(Proust)에 따르면, “미는 색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조화에 있다.” 김영수 작가는 이를 증명한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이러한 조화에 대해 작업해왔다. 그리고 그의 참신한 디지털 이미징 프로세스 ORE 방식은 굉장히 독창적이다.
그러나 이는 직물 짜임의 유희처럼도 보이며, 이는 예술가의 상상계이면서 관람자의 상상계를 향한다.
『홍루몽』에서 언급되었듯, “상상과 실재의 구분이 모호해질 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동시에 모든 것이 있다.” 그리고 예술 작품의 상상계를 통해, 실재에 대한 문제가 놓여진다. 이것이 김영수 작가가 다루는 핵심 문제이며, 바로 그로부터 그리고 그 주변에서 그의 작품은 조직된다. 우리는 이 작가와 함께 모방적인 평범한 사진에서 이미지와 상상적인 것을 통해 실재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사진으로 이동한다. 어떠한 외관도 발견할 수 없는 그의 사진으로부터 우리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미지를 통한 변증법과 이미지를 통한 비(非) 복제. 그리고 이 사진가를 통해, 사태는 복잡해진다. 김영수 작가에게 영감을 준 들뢰즈는 적고 있다. “상상적인 것은 비현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실재와 비현실 사이의 식별불가능성이다.” 이러한 비결정은 우리를 이미지에 대한 욕망적이고 에로티시즘적인 접근으로 인도한다. 여기에서 욕망과 에로티시즘은 이미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주체에게 있다. 무(無)는 모방을 통해 주어진 것보다 못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잔해이며, 포르노이다. 즉, 실재와 상상적인 것의 변증법이며, 작품을 마주한 움직임이다. 작품은 수용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발생시킨다. 이 수용은 비밀에 대한 조사이다. 저명한 스파이 소설가 존 르 카레(John le Carée)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우선 상상계에 진입하고, 다음으로 실재계를 탐구하라. 그리고 다시 상상계로 돌아오라.” 김영수 작가는 우리가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을 통한 철학적 질문
이 사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진가의 형이상학적 개념과 그의 기술적 방식을 동시에 인식해야만 한다.
이 작가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이 작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실존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질문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는 화가 고갱(Gauguin)의 1897년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며, 블랙모어스 나이트(Blackmore’s Night)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사진의) 미스터리(mystère)에 도달하고자, (세계-내-존재(être au monde)로서의) 미스터리를 통해 시작되며, (세계의) 미스터리에 의해 진행된다. 왜냐하면 사진은 미스터리이지 수수께끼(énigme)가 아니다. 수수께끼는 우리가 풀 수 있는 것인 반면, 미스터리는 우리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작업하고 그것을 가공하도록 한다. 한 장의 사진은 분명 흔적(trace)이지만 표시가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사진은 예술의 가능성으로 통한다. 기호학적 접근은 핵심, 즉 미스터리를 빗겨가지만, 김영수 작가는 미스터리를 끊임없이 다루며, 그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미스터리를 탐험하도록 한다. 이러한 미스터리는 마치 로스코(Rothko)의 회화나 말러(Mahler)의 교향곡과 같다. 확실히 한 장의 사진은 흔적이다. 그런데 무엇의 흔적인가? 그건 아마도 어떠한 존재의 흔적이며, 특정한 존재의 흔적일 것이다. 다시 말해, 미스터리의 흔적이다. 그리고 이 사진적 미스터리를 통해, 이 예술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부여한다. 우리는 기호의 해독자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아니다. 우리는 기호에 대해 놀라거나 때로는 감탄하는 해석자이다. 예술은 우리를 우월감과 열등감에 빠진 인간으로 만든다. 예술 작품 덕분에 우리는 핵심에 더욱 가까워지며, 미스터리에 더 다가간다.
그러나 디지털을 통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방식은 변화하였다. 세계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루어진다. 칸트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우리 감각 능력의 선험적 형태라고 하였다. 우리는 구글을 이러한 감각 능력의 기술-문화적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학 역시 예술에 의해 특수한 방식으로 생산된 감성적인 것을 목표로 한다. 구글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다루는 정보나 이미지, 메시지, 혹은 그 매체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에 대한, 시각적인 것에 대한 그리고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방식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김영수 작가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달리 말해 우리가 보고 고찰하고 질문하도록 하기 위해 출발한다. 우리는 바로 질문을 통해 원초적이고 고전적인 힘─즉, 가장 오래되고 근본이 되는 것, 특히 우주의 기원─을 마주한 인간성을 구현한다. 이 예술가의 형이상학적 접근은 우리에게 세 가지 형이상학의 목표, 자아/세계/신을 상기시킨다.
그런 이유에서 김영수 작가는 ORE 방식을 발명했다. 그는 구글에서 얻은 방대한 양의 이미지들의 해상도를 조절하고, 압축하고, 조합함으로써 픽셀과 색상으로 구성된 시각적 대상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그는 사진이 대상의 재현이라는 관습적인 개념을 포기하고, 이미지와 예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택한 것이다. 이 예술가는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라이프니츠를 참조하여, 재현으로서의 사진에서 표현으로서의 사진으로 이동한다. 그러한 이유로 그는 자신의 연작 중 하나에 라이프니츠의 용어 ‘모나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 철학자에게 모나드는 완전무결한 ‘단자(μονάς, monas)’, 절대적인 근원, 즉 무관(無關)을 의미한다. 이는 숫자 1과 같이 지고의 단위인 동시에 최소의 단위가 된다. 왜냐하면 대우주와 소우주의 관계처럼, 지고의 단자와 그것을 반영하는 다수의 단자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니츠에게, 우주는 단자들로 형성되고 구성되며, 각각의 단자는 우주를 표현한다. 각각의 단자는 자신의 관점에 따라 우주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거울이다. 비록 김영수 작가의 사진이 세계의 대상과 유사해보이지 않더라도, 그의 사진 한 장 한 장은 세계에 대한 표현이다.
이처럼 예술가 김영수의 작품은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감성적이고 지성적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사진 이미지에 대해 다른 방법으로 생각할 것을, 다르게 볼 것을 강요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실재 세계와 예술 세계에 관하여 이중적 거리를 두고 있다. 게다가 그의 작품은 관람자가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상상하고, 다르게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독창적이고 유일한 우주를 창조해낸다.
김영수 작가의 작업에 몰입해보도록 하자. 우리는 다른 것을 발견할 것이다.
2020년 봄. 파리에서.
프랑수아 술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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