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김승곤의 사진읽기 -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을 이제 막 시작했다면 카메라와 각 렌즈의 사용법, 적정 노출, 초점 맞추기, 촬영 장면에 따른 ISO설정, 화이트 밸런스 등은 사진촬영에서 기본이고, 그 밖에도 프레이밍이나 구도 같은 화면을 디자인하기 위한 기초적인 원리들도 배우게 됩니다. 상식적인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입니다. 하지만 어느 단계가 지나면,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그때까지 몸에 익힌 그런 상식들을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좋은 사진’이란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사진을 말합니다. 즉, 초점이나 노출이나 구도가 잘 맞은 그런 교과서적인 사진이 아니라 독창적인 사진을 말합니다.

 

‘개성’은 어떤 개체나 물건이 갖추고 있는 특유한 성질입니다. 따라서 개성적인 사진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는 사진이어야 합니다. 또 오리지널리티가 강하게 드러나는 새로운 발상에 의한 사진을 창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개성적이고 청조적인 작품은 당연히 주변에 널려 있는 모범적인 사진과는 반대쪽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대상이 가진 무엇인가, 거기서 받은 느낌이나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황금분할 구도나 적정노출 같은 기준들을 과감하게 깨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노출을 부족하게 해서 찍거나 역광으로 실루엣을 만들거나 광각 렌즈로 형상을 왜곡시키는 일도 필요하게 되지요. 수평이 기운 구도도 불안정하고, 커다란 얼굴이 갑자기 화면에 뛰어든 것 같은 위 사진, 우리 눈에 익숙한 상식적인 사진은 아니지요. 하지만 화면 전체에서 보는 사람의 감각을 뒤흔들어 놓는 시각적 심리적인 임팩트와 사진가의 강한 개성, 마치 장면이 살아 있는 듯한 현장감과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글 : 김승곤(사진평론가,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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