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36

큰솔나리 | 솔잎을 닮아 솔나리. 대가리가 커서 큰솔나리.

 

 

우리는 음식맛이 좋은 식당을 찾아
먼 데까지도 간다. 입맛을 위해서다.
어떤 때는 좋은 귀맛을 찾아 음악회에 가고
큰 돈을 들여 고급 음향기기를 구입한다.
심심풀이로 남의 귀한 목숨을 빼앗는 철없는 자들,
손맛을 위해 낚시를 한다는 잔인한 자들도 있다.


입맛 귀맛 만큼이나 중요한 맛이 있다.
조금은 낯선 말이겠지만 눈맛이다.
눈요기라는 말이 있다. 눈으로 요기한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그런 뜻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고
재발견해서 표현하는 일이 사진이다.
사진가는 보통 다른 사람들보다 눈맛을
더 즐길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을 줄 모르는 청각장애인.
눈 멀뚱히 뜨고 못 된건 다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줄 모르는
불쌍한 시각장애인들 의외로 많다.
사진쟁이는 시각장애 때문에 불행한
그들을 구원해 줄 의무를 갖는다.
혼자서만 좋은 거 보고 다니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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