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오인숙 - 봉산리 김씨展

[전시안내] 오인숙 - 봉산리 김씨展

* 장소 : 갤러리 사진적 (서울시 광진구 능동 208-1 / 문의 010-8753-8955)

* 기간 : 2019.10.1 - 11.2 (매주 월, 화 휴관) 오전 11:30 – 오후 10:00

* 오프닝 : 2019.10.1(화) 오후 7시

* 아티스트 토크 : 2019.10.20(일) 오후 3시 (예정)

 

 

 

오인숙-봉산리김씨

 

 

오인숙-봉산리김씨

 

 

 

<전시 소개글>

 

원은 평온하고 순조로워 보였다.

그것은 그럴듯한 모양새였다.

염소는 생각했다. 열심히 풀을 뜯자. 노력한 만큼 보상 받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 메마른 바닥이 보였다. 순간 울타리 밖도 보였다.

안은 회색 밖은 녹색.

그리고 짧게 묶인 자신의 목줄을 보고 말았다.

뱅뱅 휘감긴 목줄이 숨통을 조이고 발목을 잡고 있음을 깨닫고서야 염소는 이해했다.

완결된 듯 보였던 그 도형이 실은 깊은 미궁 속이었음을.

 

삶의 속도와 방향이 꼬였음을 깨닫는 순간, 안전하다 믿었던 둥근 울타리는 거대한 벽이 되고 경계가 되었다. 염소는 스스로 미궁에 갇힌 괴물이 되었다고 여겼다.

그는 줄을 끊듯 머리를 자르고 그 끝이 의심스럽기만한 실타래를 간신히 붙들고서 뒤엉킨 동굴을 기어 나오듯 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몇 년, 이제 염소는 세상엔 풀 말고도 모아야 될 다채로운 것들이 많다는 걸 알아챈 듯, 붉은 양철지붕을 모으고 깊게 드리운 저녁놀을 모으고 땅을 일구듯 이야기를 모은다.

그는 이제 뭔가 '아는 사람'이 된 것만 같다.

 

그를 찍는 건 결국 나를 바라보는 일이었다고 고백하던 염소의 아내.

<서울염소> 발표 후 5년, 어느덧 봉산리 김씨가 다 된 서울염소를 프레임에 담으며 '내가 사람 만드는 재주가 있나베~'라며 웃는 사진가.

어설프고 의미 없고 불완전해 보이지만 결국 미궁을 탈출하는 지혜는 가느다란 실 한 줄로도 충분함을 이야기하는 오인숙 작가의 시선을 따라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봉산리 김씨를 만나러 가자.

 

 

 

 

<작가의 글> 봉산리 김씨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면 늘 고개를 갸우뚱한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안 짓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없는 것 같지도 않고

잊을만 하면 나타나고, 있는가 싶으면 사라지고.

 

다 쓰러져가는 집을 고쳐 놓은 걸 보면 영락없는 목수지만,

자세히 보면 집은 여전히 어수룩하니 틈새가 많다.

한 여름에 지붕에 뺑끼칠을 해서 대단하다 싶었지만,

빨갛게 칠한 지붕 뒤통수는 칠하다 말아 투톤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뚝딱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가 온거다.

 

봉산리 김씨,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인숙 OH IN SOOK

작가 홈페이지 oh.citygoat.net

강재훈 사진학교 41기, 강재훈 사진사숙 1기

 

[개인전]

2019 봉산리 김씨, 갤러리 사진적

2014 서울염소, 갤러리 류가헌

2010 내딸둘, 갤러리 M

 

[단체전]

2018 Art Terms 개관전, 갤러리 BK

2017 사진집단 포토청, 흰, 경인 미술관

2017 사진집단 포토청 촛불항쟁 기록 사진전,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토포하우스 갤러리

2016 사진집단 포토청, COFFEE, 갤러리 아리수

2015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개관1주년 기획특별전, 과거와 현재의 경계, 이말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2015 사진집단 포토청, 여자, 갤러리 류가헌

2015 Family Albumn: Floating Identity, LIG Art Space

2014 사진집단 포토청, 다시 서울의 경계에 서다, 갤러리 류가헌

2009 사진집단 포토청, 필부필부, 문화일보 갤러리

2007 사진집단 포토청, 여의도바라보기, 서울메트로 미술관

2006 사진집단 포토청, 우리 사회의 틈에 대한 사진적해석,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 광화문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