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전시안내]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 전시 장소 : 동강사진박물관 제3전시실

* 전시 기간 : 2019. 7. 5(금) - 9. 29(일)

* 전시작가 : 박종우

* 큐레이터 : 김희정

 

 

ⓒ 박종우

 

 

 

ⓒ 박종우

 

 

 

 

ⓒ 박종우

 

 

 

ⓒ 박종우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11년간 한국일보 기자로 근무하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취재했다. 저널리스트에서 다큐멘터리스트로 전환한 후 세계 각지의 오지 탐사를 통해 사라져가는 소수민족 문화와 그들의 생활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티베트 취재 도중 차마고도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하여 ‘마지막 마방(2005)’, ‘차마고도(2007)’, ‘사향지로(2008)’ 등 차마고도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제작하여 방영했다. ‘바다집시(2008)’, ‘에스트라다 헤알(2009)’, ‘인사이드DMZ(2011)’, ‘오로라헌터(2013)’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몽골리안루트(2001)’, ‘최후의 제국(2012)’, ‘최후의 권력(2013)’, ‘빅퀘스천(2017)’ 등 다수의 TV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한국전쟁 휴전 후 최초로 비무장지대 내부에 들어가 60년의 역사를 간직한 DMZ를 기록했으며 <북방한계선 NLL>, <한강하구중립수역>, <임진강>, <대전차장애물 용치>, <비무장지대경계초소 GP> 등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파생된 풍경과 현상에 관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가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진, 그러나 결국 쓸모없게 버려진 전쟁시설물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은사진미술관, 2009), <茶馬古道>(도쿄캐논살롱, 2011), <아시아의 초상: Graceful Colors>(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6), > (류가헌갤러리, 2017), (아트스페이스루모스, 2018) 등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사진집 (2009, 에디션제로), <임진강>(2017, 눈빛), (2017, Steidl)를 발간했다.

 

 

 

경계에서... - 글 박종우
DMZ 촬영은 내 나라 땅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나는 그 이전까지 주로 외국을 떠돌며 작업을 해왔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국방부의 비무장지대 기록사업에 참가하게 되어 전방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0년 전 여름이었다. 군인들의 안내 를 받아 최초로 남방한계선을 찾았던 2009년 9월 7일, 나는 철책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낯선 들판보다 도리어 그곳을 관통하여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임진강에 눈길을 빼앗겼다. 임진강이 북한으로부터 남한으로 흘러내리는 강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강물이 남과 북의 경계인 철책선을 통과하는 바로 그 현장을 내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전날 북한이 황강댐을 갑자기 방류하여 야영객 여러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 난 바람에 하류의 강변 여기저기에서 군인들이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열을 지어 희생자를 찾는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임진강으로 상징되는 남과 북의 분단에 대해, 이 땅에 살아가는 사진가로서 어떤 사명감이랄까, 무엇이든 기록을 해두어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사로잡혔다.
DMZ 공식 기록을 해나가는 틈틈이 비무장지대에 산재해 있는 여러가지 분단의 흔적들을 함께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종전에 군사기밀로 금기시되던 비무장지대 100여 개 전체 GP의 내부촬영을 허용하기까지 했다. 남방한계선 철책과 DMZ 내부의 추진철책 등 다양한 종류의 이중, 삼중 철조망들, 휴전선감시초소인 남측의 GP와 북측의 민경초소, 정전협정에 의거 하여 동일한 문구로 쓰여진 채 곳곳에 서 있는 남방한계선 표지판,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미확인 지뢰지대 경고, 경계를 넘어오면 즉각 사격, 격추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강렬한 오렌지빛의 비행금지경고판.... 이런 장면들이 내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겨졌다.
그러나 비무장지대 깊숙한 지역까지 들어가 정전 60년의 잔해를 기록하는 이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반발로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암초를 만나게 된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고 침묵하던 북한은 사흘만인 3월 29일, 갑자기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국방부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최초로 DMZ 지역을 촬영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문제삼고 나왔다. 담화는 민간인의 DMZ 진입 허용이 ‘조선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이자 반공화국 심리전 행위’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행위가 계속된다면 이 지대에서 인명 피해를 비롯한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예민한 반응으로 인해 DMZ 내부 진입이 무기한 연기됐으나 그대로 멈출 수는 없었기에 그때부터는 남방한계선을 따라 횡으로 이동하며 철책 너머로 비무장지대를 기록했다. 2년 후 공식 기록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비무장지대 외곽의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을 살폈고 육지의 경계선으로부터 작업반경을 더욱 확장시켜 바다에서의 경계선과 전쟁으로 인하여 파생된 여러 가지 분단의 잔재들을 기록해나갔다.
정전 상태로 60년이 지났지만 비무장지대에 관한 기본적인 아카이빙 작업조차 군 내부에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나는 분단과 비무장지대에 대해 주관과 사유를 앞세운 예술적 해석보다는 이미지 아카이빙 방법에 기초하여 도큐먼트를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작업방향을 정했었다. 이번 동강국제사진제에서의 전시는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지난 10년간의 한반도 분단에 관한 아카이빙 작업의 전반적인 소개가 된다.
전시는 남과 북의 경계를 따라 이루어진 지역별 작업 카테고리를 별개의 섹션으로 나눠 보여 준다. 섹션에 따라 나뉜 각각의 작업들은 개별적으로 전쟁의 흔적이자 분단의 징표이면서 서로 연관되기도 하는 등 유기적인 연결관계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 는 것은 육지 경계인 비무장지대이다. 비무장지대의 자연 풍경과 함께 그 안에 섬처럼 박힌 휴전선감시초소들, 수색로를 따라 작전을 벌이는 정찰활동의 모습이 나열된다.
육지에서의 경계인 비무장지대에 이어 바다의 실질적 경계 역할을 하는 북방한계선, 육지와 바다 사이에 자리잡아 정전협상에서 별도로 언급된 한강하구 중립수역, 지형적으로 남과 북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임진강, 실질적 경계로부터는 가장 외곽에 있지만 그로 인해 도리어 우리 마음 속에 더욱 쉽게 자리잡은 경계의 표식인 대전차장애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각 지역 국경이 마주치는 곳에서 만난 주민들의 포트레이트 작업을 통해 경계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마주하는 것으로 전시가 마무리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경계를 넘나들며 그 폭을 넓혀간다. 상반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나뉜 경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경계선 위에 서서 꿈꾸어본다.

 

 

경계에서... - 글 박종우
DMZ 촬영은 내 나라 땅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나는 그 이전까지 주로 외국을 떠돌며 작업을 해왔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국방부의 비무장지대 기록사업에 참가하게 되어 전방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0년 전 여름이었다. 군인들의 안내 를 받아 최초로 남방한계선을 찾았던 2009년 9월 7일, 나는 철책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낯선 들판보다 도리어 그곳을 관통하여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임진강에 눈길을 빼앗겼다. 임진강이 북한으로부터 남한으로 흘러내리는 강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강물이 남과 북의 경계인 철책선을 통과하는 바로 그 현장을 내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전날 북한이 황강댐을 갑자기 방류하여 야영객 여러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 난 바람에 하류의 강변 여기저기에서 군인들이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열을 지어 희생자를 찾는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임진강으로 상징되는 남과 북의 분단에 대해, 이 땅에 살아가는 사진가로서 어떤 사명감이랄까, 무엇이든 기록을 해두어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사로잡혔다.
DMZ 공식 기록을 해나가는 틈틈이 비무장지대에 산재해 있는 여러가지 분단의 흔적들을 함께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종전에 군사기밀로 금기시되던 비무장지대 100여 개 전체 GP의 내부촬영을 허용하기까지 했다. 남방한계선 철책과 DMZ 내부의 추진철책 등 다양한 종류의 이중, 삼중 철조망들, 휴전선감시초소인 남측의 GP와 북측의 민경초소, 정전협정에 의거 하여 동일한 문구로 쓰여진 채 곳곳에 서 있는 남방한계선 표지판,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미확인 지뢰지대 경고, 경계를 넘어오면 즉각 사격, 격추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강렬한 오렌지빛의 비행금지경고판.... 이런 장면들이 내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겨졌다.
그러나 비무장지대 깊숙한 지역까지 들어가 정전 60년의 잔해를 기록하는 이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반발로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암초를 만나게 된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고 침묵하던 북한은 사흘만인 3월 29일, 갑자기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국방부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최초로 DMZ 지역을 촬영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문제삼고 나왔다. 담화는 민간인의 DMZ 진입 허용이 ‘조선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이자 반공화국 심리전 행위’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행위가 계속된다면 이 지대에서 인명 피해를 비롯한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예민한 반응으로 인해 DMZ 내부 진입이 무기한 연기됐으나 그대로 멈출 수는 없었기에 그때부터는 남방한계선을 따라 횡으로 이동하며 철책 너머로 비무장지대를 기록했다. 2년 후 공식 기록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비무장지대 외곽의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을 살폈고 육지의 경계선으로부터 작업반경을 더욱 확장시켜 바다에서의 경계선과 전쟁으로 인하여 파생된 여러 가지 분단의 잔재들을 기록해나갔다.
정전 상태로 60년이 지났지만 비무장지대에 관한 기본적인 아카이빙 작업조차 군 내부에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나는 분단과 비무장지대에 대해 주관과 사유를 앞세운 예술적 해석보다는 이미지 아카이빙 방법에 기초하여 도큐먼트를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작업방향을 정했었다. 이번 동강국제사진제에서의 전시는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지난 10년간의 한반도 분단에 관한 아카이빙 작업의 전반적인 소개가 된다.
전시는 남과 북의 경계를 따라 이루어진 지역별 작업 카테고리를 별개의 섹션으로 나눠 보여 준다. 섹션에 따라 나뉜 각각의 작업들은 개별적으로 전쟁의 흔적이자 분단의 징표이면서 서로 연관되기도 하는 등 유기적인 연결관계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 는 것은 육지 경계인 비무장지대이다. 비무장지대의 자연 풍경과 함께 그 안에 섬처럼 박힌 휴전선감시초소들, 수색로를 따라 작전을 벌이는 정찰활동의 모습이 나열된다.
육지에서의 경계인 비무장지대에 이어 바다의 실질적 경계 역할을 하는 북방한계선, 육지와 바다 사이에 자리잡아 정전협상에서 별도로 언급된 한강하구 중립수역, 지형적으로 남과 북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임진강, 실질적 경계로부터는 가장 외곽에 있지만 그로 인해 도리어 우리 마음 속에 더욱 쉽게 자리잡은 경계의 표식인 대전차장애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각 지역 국경이 마주치는 곳에서 만난 주민들의 포트레이트 작업을 통해 경계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마주하는 것으로 전시가 마무리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경계를 넘나들며 그 폭을 넓혀간다. 상반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나뉜 경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경계선 위에 서서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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