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이정록 - 수상한 풍경展

[전시안내] 이정록 - 수상한 풍경展

* 기간 : 2019. 5.14.Tue – 6.1.Sat.
* Opening & Publication Ceremony 5.14.Tue. 6pm
* 장소 : Space22
* 주최 : Space22
* Curated by 김소희
* Artist Talk 5.18. Sat. 3-4 p.m

 

 

Decoding Scape 02, C-type print, 120x160cm. 2011

 

 

 

 

mythic scape 5-Lake #1, C-Type Print, 90x120cm, 2006

 

 

 

 

Mythic Scape24, Tree of life #4, C-type print, 120x160cm, 2007

 

 

 

 

Tree of Life 5-4-8, C-Type Print, 152x120cm, 2013

 

 

 

 

사적인 빛 01, gellatin silver print, 40x40cm, 2000

 

 

 

 

전시소개

<수상한 풍경>은 사진가 이정록의 지난 20여 년간의 작업 활동을 돌아보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 앞서 같은 제목으로 그의 포토 에세이 「수상한 풍경」(눈빛)이 출간되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진을 시작하게 된 동기,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의 설렘, 서울에서 스튜디오 인턴 생활, 대학원 진학과 미국 유학 시절, 귀국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진에 대한 열정,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사진 여정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전시 공간에서 작품으로만 대면했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사각 프레임 밖의 기이하고도 흥미로운 그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해왔었다는 것에 친근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며 후학에게는 지표가 되고 사진을 시작하는 누군가에게는 독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점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도와 위험을 무릅쓴 수고를 거치게 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이후에는 작품 앞에서 다소 경건해질 수도 있으리라.

 

그는 첫 개인전을 치른 1998년을 본격적인 사진 작업의 출발로 삼아 활동 기간을 20여 년으로 슬쩍 줄여 말하고 있지만 그전 8년간의 스토리들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모든 시간의 가루들이 지금의 그를 만든 자양분이기에. 그래서 이정록의 그간의 작업 궤적을 보여주는 이번 <수상한 풍경> 전시는 초기 흑백 풍경 작업에서부터 최근작까지의 연결성을 고려한 각 시리즈의 대표작 30여 점을 긴밀히 구성하여 그의 작품 세계를 더 깊고 풍요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이정록의 작업은 기다림으로부터 출발하였다. 해가 뜨거나 어둠이 내려앉아 빛과 어둠이 공존하기를, 안개가 피어올라 대기에 스며들기를, 썰물과 밀물이 들고 나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하늘과 땅, 산과 바다, 숲이 품어내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에너지에 제 몸이 반응하는 때를 기다려왔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모든 감각이 열리고 영혼이 몸과 조화롭게 리듬을 타는 순간이라고 한다. 그때는 사물의 형상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이른바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은 비단 시간의 영역에서 한정된 것이 아니다. 모든 사고가 멈추고 낡은 관념의 틀에서 자유로워지게 하는 공간과의 어울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그곳을 ‘사적 성소’라 칭한다. 시리즈부터 그는 고대 유적지와 사찰과 같은 종교적인 성지, 여수 마래 터널과 같이 우리의 슬픈 역사가 새겨진 장소에 이르기까지 촬영공간을 확장시켜오고 있다.
첫 개인전이자 한국 전통 산수 풍경화를 모티프로 한 흑백 연작 <남녘 땅>(1998)을 시작으로,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나 호숫가 등지에서 우주 만물에 서려있다고 믿는 어떤 기운을 신비로운 빛의 효과를 통해 그리고자 했던 <신화적 풍경>(2006), <사적 성소>(2007), <생명나무>(2010), (2011). 히브리어로 ‘선지자’를 의미하며 동양에서는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 형상의 빛을 고대 유적지와 사찰에서 라이트 페인팅을 한 (2015) 연작. 그리고 2018년의 <사적 성소> 신작에 이르기까지 자연에서 체험한 영험한 기운을 신비로운 색감과 조형적으로 구현한 그의 모든 작업들은 그 오랜 기다림과 감응의 결실들이다.


나무 가지 끝에서 꿈틀거리는 에너지의 파동을 느끼고, 숲 속에서 초자연적 기운과 교감하면서, 내 안과 밖의 구분이 없어지고 현실과 초월적 세계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그의 신비한 체험을 이 땅의 언어로 표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초기에는 호수와 갯벌에서 나무와 돌 같은 물성을 사용하여 촬영하다가 빛 자체에 집중하는 것으로 그의 작업이 변화되어 간 이유이기도 하다. 미명의 시각에 라이트 페인팅으로 겹쳐지는 빛의 스펙트럼, 그 오묘한 색감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 에너지와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나비나 원형 또는 주술적 기호로 그려진 빛의 형상은 그만의 새로운 시각 언어이다. 그래서 그의 풍경은 수상하다. 아름다움의 근원이자 영혼의 안식을 선사하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신비로운 빛의 향연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이정록은 1971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대 산업디자인학과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로체스터 공대(R.I.T) 영상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근원적 세계를 신화적 감수성으로 증거하는 사진작업을 해 오고 있다. 런던의 Pontony gallery,상해의 Zendai Contemporary Art Space, 한미사진미술관, 등에서 30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광주비엔날레(2018), 무등설화(북경 금일미술관, 2012), 포토 이스탄불(Kabatas,2015) 등의 국제적인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또한 상해의 히말라야미술관 정대주가각예술관 국제레
지던시, 제주도 가시리 예술인 창작지원센터,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의제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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