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경기포토페스티벌 2022 :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展

[전시안내] 경기포토페스티벌 2022 :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展

* 장소 : 류가헌 

* 기간 : 2022426() ~ 515(일)

* 작가와의 만남 : 2022430() 4

 
 

강제욱 _ 수원화성

 
 

보도의 글

 

우리시대 사진가 10인의 시선으로 본 
살아있는 경기, 경기의 삶


우리는 오늘의 경기를 살지만, 경기는 두터운 시간의 지층을 지닌 지역이다. 그 이름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서기전 18세기에 이미 정치·전략적 요지로 매김된 이래,  면면히 수천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2021년, 경기라는 시공간의 표층에서 우리시대 사진가 10인이 자신들이 구축해온 사진의 시선으로 오늘의 경기를 기록했다. 그리고는, 경기의 이름이 태어난 고려시대 선인들이 불렀던 시가인 ‘경기하여가景幾何如歌’의 형식을 빌어 묻는다.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경기의 광경, 이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기존 사진기록작업이 눈앞에 보이는 현실 그대로의 경기도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의 사진들은 강재구 강제욱 강진주 김신욱 노순택 박종우 박형근 성남훈 이재용 이한구 등 우리 시대 열 명의 사진가들의 눈을 빌어 현실과 현실 너머의 경기도를 사진에 담으려는 시도였다. 사진의 ‘기록’적인 기능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예술’적인 특성에 의지하는 것이다. 2021년 오늘의 경기도를 기록한 사진이, 사진 그 자체로 예술성과 소장가치는 지닌 ‘작품으로서 기록되어지기를’ 의도하였다. 

사진가 강재구는 경기도의 변모된 ‘도심하천’을 사진에 담았다. 지역민들의 문화시민공간으로 변화된 도심하천의 여러 면면을 오늘의 시점에서 정직하게 바라보았다. 수원 행궁동의 주민이자 사진가로서 오래 수원화성 곁에 살아온 강제욱은 문화재로서의 수원화성이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성 속에 배경이자 기표로 자리하는 수원화성과 행궁동의 오늘을 찍었다. 강진주는 현대적인 시각과 자신만의 연출법으로 흙에 기대고 사는 경기도의 농민들과 지역의 산물들을 보여준다. 도심과 지방 사이에 있는 과도기적 공간으로서 ‘경계’에 관한 작업을 이어 온 김신욱은 단절과 연결, 보존과 개발, 과거와 미래가 혼종하는 역동적인 공간으로서 경기도의 경계지역을 펼쳐 보인다. 

분단 현실과 권력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주목해온 사진가 노순택은 크나 큰 상징성과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마석 ‘모란공원’을 잊혀서는 안 될 경기도의 한 표상으로 매김하였다. 다큐멘터리스트로서 DMZ과 NLL북방한계선, 용치 등 분단으로 파생된 풍경과현상에 관한 작업을 이어 온 박종우는 그동안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대전차장애물들을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이자 경기도 북부의 풍경으로 선연히 했다. 

한국 현대사를 표상하는 장소와 대상에 대한 기록작업에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시켜 온 사진가 박형근은 제목 ‘Sublime’처럼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숭고한 의미를 지닌 풍경을 찾고자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사진가 중 한 사람으로 환경과 기아, 난민 등을 주제로 셰계 여러나라에서 작업을 이어 온 성남훈은 경기도의 신도심을 이상향이자 욕망이 꿈틀대는 ‘파라디움한’ 도시로 해석했다. 역시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지속해 온 이재용은 경기도를 특징 짓는 지표면을 상공에서 바라다보았다. 제부도, 시화호 일대의 간척지와 염전을 드론 촬영해, 그동안 본 적 없던 경기의 한 풍경을 선사한다. 경기의 무속인과 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자연 속 공간들, 경이로운 풍경들을 쫓은 사진가 이한구는 ‘사실을 기록한다’라는 사진의 본령처럼 ‘경기도의 신성(神聖)’을 하나의 사실로서 명확히 하였다. 이 사진들은 <Live in GyeongGi>라는 이름의 사진집으로도 묶였다. 

서울 류가헌에서 4월 25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는 경기포토페스티벌2022의 포문을 여는 전시로, 경기 연천과 수원에서 공간에 따라 변화 심화된 형태로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경기포토페스티벌에 대한 세부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ggcf.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강재구 _ 도시하천

 

 

 

노순택 _ 모란공원

 

 

 

박형근 _ 경기, sublime

 

 

 

성남훈 _ 파라디움한 도시

 

 

 

경기포토페스티벌 주요 행사 개요 및 일정

 



주최 : 경기문화재단
후원 : 류가헌, 연천군
총괄기획 : 최연하(독립큐레이터)

 

part1 <긔 엇더ᄒᆞ니잇고>

전시 장소 : 류가헌(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6 아카이브빌딩 2&지하1)

월요일 휴관, 오픈 시간 : 11am ~6pm

전시 기간 : 2022426() ~ 515()

artist Talk & book signing : 430() 4pm

참여 작가 : 강재구, 강제욱, 강진주, 김신욱, 노순택

박형근, 박종우, 성남훈, 이재용, 이한구

전시 작품 : 사진 작품 30여 점과 관련 문헌, 경기도 사진집 2, 작가들의 개인 도록

 

part2 <DMZ-Peace-Photo-Show>

전시 장소 : 연천아트센터(DMZ문화복합공간)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 267-1)

월요일 휴관, 오픈 시간 12~5

전시 기간 : 202264() ~ 626()

DMZ 사진캠프 : 64() 1~7pm (참여 작가, 사진 애호가, 연천 군민 등)

전시 목적 : DMZ에 인접한 연천지역에서 사진으로 평화와 생명, 공동체의 가치 공유

 

part3 <our place on our GyeongGi>

개요 : 7월 중, 수원시내 전시공간, 작품 일부와 슬라이드쇼로 진행

 

 

 

 

 

사진집『Live in Gyeong Gi』
열 명의 사진가가 담아낸 ‘경기도의 오늘’이라는 현재성에, 경기도에 살았던 천여 년 전 실존 인물의 글에서부터 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근현대 작가들의 글을 함께 담음으로써 경기도가 공간이 지닌 깊고 오랜 ‘시간의 깊이’를 표현했다. 

강재구(도시의 숨과 쉼 - 도시하천)
강제욱(골목길의 오래된 화분 - 수원 화성)
강진주(순환 속에 있는 이들 - 대지의 시간)
김신욱(경기도의 경계지 – Edgeland) 
노순택(돌아오지 않는 화살 – 모란공원) 
박종우(가시화된 분단의 흔적 – 대전차장애물) 
박형근(신성한 경기도의 풍경 - 경기, sublime) 
성남훈(미래도시의 판타지 - 파라디움한 도시)
이재용(경기도의 서해 - 파르마콘의 소금꽃)
이한구(경기도의 신성<神聖> - 무무<無舞>)

 
 

서문

『Live in Gyeong Gi』사진집에 관하여

생생한 경기, 특별한 아름다움 - 최연하 독립큐레이터
 
『Live in Gyeong Gi』는 “경景긔 엇더니잇고(경기의 광경, 이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라는 물음에 사진가 10명이 화답한 결과를 담은 사진집이다. 앞의 질문은 이 책의 독자들에게도 ‘이것이야말로 과연 경기도라고 할 수 있지요? 이보다 더 경기도 일 수 있나요? 이런 경기도를 본 적이 있나요?…’라고 재차 물으며 이 사진집을 통해 경기도를 새롭게, 다시, 볼 것을 권한다. 좀체 볼 수 없었던 경기도가 찍혔으니 당연히 ‘생생’할 것이고, 우리가 사랑했지만 자주 볼 수 없었으니 그 광경이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Live in Gyeong Gi』 사진집은 사진의 사실성과 기록성을 바탕으로 ‘무조건 아름답게, 빼어나게 잘 찍은, 미학적인 가치가 높은 사진’을 추구했다. 이는 사진의 예술성과 기록성을 동시에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탐색하는 여정이기도 했다. 참여 작가들의 특이한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한 권으로 묶었을 때 생생한 통일감을 형성하는 것. 사진집 속에서 되살아난 경기도의 풍경은 과연 어떠할까.  

풍경-광경-경관으로서의 사진은 특정 지역의 자연,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리와 지형, 생태와 환경까지 아우르며 다양하고 다채롭게 전개되어 왔다. 에스텔 주심(Estelle Jussim)과 엘리자베스 린드퀴스트 콕(Elizabeth Lindquist-Cook)은 『사진으로서의 풍경(Landscape as photography)』에서 풍경 사진을 ‘예술 장르로서의 풍경, 순수한 형식으로서의 풍경, 사실로서의 풍경, 개념으로서의 풍경, 대중문화로서의 풍경, 정치와 선전으로서의 풍경’ 등으로 구분하여 논하고 있다.1) 오래된 이론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 분류는 자연 그대로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에서부터 사회, 정치, 역사, 문화적 풍경까지, 우리 삶의 모든 풍경을 사진으로 표상할 수 있음을 역설함과 동시에 풍경을 자연에만 국한하는 것의 한계를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상 전방위적인 사진의 ‘어떤 힘’을 강조하려는 의도이리라. 

경기도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Live in Gyeong Gi』는 사진의 ‘힘’을 빌려 경기도의 생생함을 드러내려는 생각으로 기획하였다. 무언가 살아 있고, 살아나는, ‘생성태’로서의 사진은 왠지 ‘생경한, 생생한, 신성한, 고요한, 명랑한, 풍요로운, 정겨운…’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탄생될 것 같았다. 
10명의 작가가 찾아간 경기도의 ‘곳곳’은 바로, 혈 자리와 태 자리, 생동과 번성의 자리, 펼침과 경계, 흐름과 소통의 물길이었고 이곳을 촬영하려면 과거에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작가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 작가들의 고유한 면모가 구체적으로 사진 속에서 살아나야 했다. 그것이 ‘동시대 경기도’를 찾고 보는 뇌관임을 이 사진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들이 찾은 경기도를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강재구는 도시의 숨과 쉼을 돌보며 흐르는 도시하천(都市河川)을 보여준다. 물길과 나란한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강제욱은 수많은 사진가가 촬영한 덕분에 근사한 사진이 넘쳐나는 수원화성에 다시 갔다. 10여 년 넘게 화성을 촬영한 강제욱의 사진 속에서, 이 ‘성’은 자신을 둘러싼 마을의 변화와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경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스스로 풍화하고 있었다. 
강진주는 땅과 하늘, 사람이 서로 돌보고 보살피며 둥글게 환(環)한 대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농사꾼의 포즈와 표정은 생생하고, 자연스럽다. 
김신욱은 경기도의 ‘경계지(Edgeland)’를 촬영했다. 경기도는 서울을 에워싸며 동서남북, 31개 시군으로 형성되었고, 온도와 풍경도 제각각이다. 북으로 휴전선, 서쪽으로는 해안선, 그리고 동쪽으로 강원도, 남쪽으로는 충청도와 접해 있어 마을을 분할하거나 잇는 경계 지역의 풍경은 언케니하다. 김신욱이 사진으로 접촉한 지점이다. 
노순택은 모란공원을 촬영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죽음의 자리를 찾아 애도와 환기를 시도한다. 
박형근의 사진 속으로 경기도의 천경(天景)이 들어왔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풍경을 간직한 숭고하고 신성한 경기도의 풍경이 펼쳐진다. 
박종우는 경기도 북부지역, DMZ 인근에 산재한, 이제는 쓰임을 다한 대전차장애물을 통해 분단의 흔적을 선명하게 가시화한다. 
성남훈은 판교테크노벨리를 촬영한다. 대한민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인 판교에 알파돔시티가 들어섰고, 환상형 구조물 유리벽에 설치된 외벽 스크린 보드로 미래도시의 판타지가 형형하게 빛나며 에스에프(SF)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이재용은 드론으로 경기도의 서해를 촬영했다. 하늘과 평행하게 촬영된 경기 서해가 하얀 추상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바다가 제 스스로 그린 그림이다. 
이한구는 경기도의 신성(神聖)한 곳을 누빈다. 이한구의 사진 속에서 하늘과 땅, 길과 나무와 사람이 경이롭게 연결된다. 

『Live in Gyeong Gi』가 ‘라이브’할 수 있었던 데는 사진의 기록성을 근간으로, 참여 작가들이 다른 감각으로 경기를 보면서, 고정된 경기를 바라보는 사고의 지도를 바꾸게 한 데 있다. 사진의 창조성은 바로 새로운 시각이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세계를 보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사진집은 우리가 하마터면 못 보았을 것을 보게 하고, 어떤 발견의 순간을 겨냥하며 사진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경기도와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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