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허진 - WHO展

[전시안내] 허진 - WHO展 

* 장소 : 카페옥키

* 작가와의 만남 : 2022.1.15 / 1.22 / 1.29  토요일 오후 4시

* 기간 : 매주 작품이 바뀌는 전시입니다.
2022.1.10 ~ 2022.1.15 WHO
2022.1.17 ~ 2022.1.22 WHERE
2022.1.24 ~ 2022.1.29 WHAT

 

 

 

작가노트

새해 첫 퇴근길 지하철 안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으로 붐볐고 어딘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내가 내리기 전까지는 열리지 않을 문 앞에 서서 잠깐의 멍때리기를 하곤 하는데, 웬일인지 내 등 뒤까지 사람이 닿을 정도로 제법 붐볐다. 그때 어디선가 "이렇게 사람 많은 데에서 통화를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요?”라며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하나 반론할 틈도 없이 그분은 훈계를 몇 마디 더했고, 지하철 안은 서늘해졌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며 오늘 하루 동안 유독 많았던 짜증 내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페이스북에 오늘 있었던 일을 쓸까? 생각하다가 새해 첫날을 이렇게 기억하는 것이 썩 유쾌한 것 같진 않아 머릿속 글을 지우고 딴생각을 이어갔다.
'새해부터 왜들 그랬을까? 코로나 때문인가? 작년에도 이랬나? 원래 새해엔 이랬었나?’ 등등
일주일 전의 감정도 기억할 리 없는데 1년 전 이맘때쯤을 어찌 기억하겠나? 하는 생각에 혼자 피식 웃으며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날 난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2021년의 오늘, 2020년의 오늘, … 2014년의 오늘 그리고 내일.
괜히 궁금증이 폭발하여 집에 들어오자마자 사진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한 10년 치 사진들을 비교해보면 어떤 패턴이 보일까? 
아니 그럴 리가. 
처음부터 그런 건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나는 추억에 젖어 들 핑곗거리를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3주간 전시되는 사진들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의 사진 중 전시 기간과 같은 날짜의 사진들이다. 
시간의 그물로 한 번 걸러낸 사진을 1주 차는 who, 2주 차는 where, 3주 차는 what을 주제로 다시 분류하고 골라봤다. 
뭔가 대단한 발견이나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모아 놓은 과거의 순간들로 오늘 하루의 일부를 채워볼 뿐이다.

'그때의 나는, 너는, 우리는 이랬구나.'

여기에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구실이 되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어쩌다 전시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2022년 1월 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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