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조성환 - 마음(心象) 풍경展

[사진전] 조성환 - 마음(心象) 풍경展

* 장소 : 아라아트센터

* 기간 : 2018-09-13 ~ 2018-09-17

* 오프닝 : 2018-09-14 오후 18시 30분

 

 

 “일흔 일곱을 맞는 아마추어 사진가가 희수 잔치를 대신해서, 그 동안 찍어온 사진 가운데 컬러 30점과 흑백 20점을 골라 생애 첫 전시회를 마련했다. 자연 풍경을 섬세하면서도 개성적인 시각으로 파악한 그의 작품들은 나이를 연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젊고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만든다.”


● 전시 서문 - 『의식의 풍경』에 부쳐
‘사진을 하는 사람은 젊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나이가 거꾸로 줄어든다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실제로 사진 취미가 정신과 신체 건강에 뚜렷하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여러 의학적인 실험과 통계 등을 통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쉰일곱에 사진을 시작한 어느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여든아홉이 되는 나이에 스무 권이 넘는 사진집을 펴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작품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무엇이 그런 힘을 주는 것일까요?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은 이런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일흔 일곱이라면 보통은 일에서 손을 떼고, ‘여유로운 노후의 은퇴생활’을 보내야 할 나이입니다. 그런데 계절이나 날씨나 시간을 가리지 않고, 10킬로그램도 훨씬 넘는 장비를 짊어지고 산과 계곡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흔 셋에 처음으로 카메라를 손에 든 늦깎이 사진가 조성환 사진가가 바로 그 분으로, 3년 넘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찍은 사진으로 첫 사진작품 전시회를 엽니다. 아직 깜깜한 새벽, 남도의 해변 자갈밭에서 카메라 째 넘어지고, 강원도 깊은 계곡 바위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진 것이 몇 번인지 모릅니다.

놀라운 것은, 그의 작품들이 도저히 나이가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젊은 에너지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그런 인상은 구사된 소재나 대상, 렌즈 워크 같은 부분에도 기인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 그리고 현실 대상의 외관을 빌어 무의식이나 잠재의식 같은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는 일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사진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이질적인 느낌을 줄지도 모르지만, 그는 처음부터 눈에 보이는 것의 안쪽에 있는 내적 이미지(心象)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전시의 의도와 목표를 명확하게 정해놓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마음속으로부터 떠오르는 대상이나 정경은 외부의 현실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서 내면에 구축된 이미지는 때로는 현실의 개념이나 인식의 틀을 해체시켜버릴 정도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칼 융이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의식의 영역을 ‘자아’와 ‘개인적 무의식’, ‘집합적 무의식’의 세 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조성환 사진가가 『의식의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전시의 성격을 규정한 것도 자신의 과거의 경험이나 기억에 의해서 내면에 침잠되어 있는 그런 ‘개인적 무의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1998년, 디스커버리 호를 타고 9일 동안 우주공간에 체재한 존 글렌의 당시 나이가 일흔 일곱이었고, 세계적인 요트맨 사이토 미노루가 바람과 조수의 흐름을 거스르는 역방향으로 3년 동안의 단독 세계일주 항해를 마치고 요코하마로 귀환한 것이 2008년, 일흔 일곱 살 때였습니다. 단순한 우연이겠습니다만, 10년 뒤인 2018년, 마치 인생의 도전에는 나이 같은 것은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일흔 일곱을 맞는 조성환 작가가 희수잔치 대신, 아마추어 사진가로서의 첫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그는 매년 치러지는 「SPC사진대전」과 「포트폴리오 리뷰」 심사에서 국내외의 권위 있는 사진가와 평론가와 교수들로부터 이미 상당한 작품수준을 평가 받았습니다. 또, 사업가로서도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등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서 역동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를 위해서 그 동안 사진도 정말 열심히 찍었습니다. 힘들여 준비한 이번 전시의 사진작품들에서 그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지,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읽어내는 것은 아마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승곤 SPC사진클럽 주임교수

 

 

● 사진가 인사말 - 아마추어사진가 선언

그 동안에는 사업에 전념해왔으나, 이제 칠십을 넘어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사진을 하기로 결심, SPC에 들어왔고, 카메라를 처음으로 사서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이 4년 전 일입니다.

 

이 전시는 2년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해왔습니다. 사진전을 열겠다고 하는 확실한 목표가 생기자 생활에 활력이 붙었습니다. 전시회를 열려고 작정한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그 동안 찍은 사진을 주위 가까운 사람들 앞에 내놓고 자랑을 하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그 동안 소원했던 사람들과 만나는 축제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진전을 열겠다고 작정한 이후에 국내는 물론, 몽골,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일본 등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메고 촬영에 나서기를 꼬박 2년, 촬영에 열중한 나머지 발을 헛딛고 계곡물에 빠지기도 했고, 바닷가 자갈밭에서 넘어지고 쓰러진 것이 몇 번인지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정리를 하면서 보니, 그 동안 찍은 사진이 거의 8만 장 가까이 되었다. 이번 전시장에 건 작품이 60점 정도이니까, 확률로 하자면 1,300장 찍어서 한 장 얻었다고 할까, 회사를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영했다면 아마 진즉에 회사를 말아먹고 말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김 교수께서는 10,000장에 제대로 된 사진 한 장만 나와도 성적이 좋다고 하니 참 모를 일입니다.

 

난생 처음 하는 일이라서 모든 것이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주제, 즉 일관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기왕에 남에게 보여준다면, 전시장을 찾아준 분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던져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중구난방으로 그럴듯한 사진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얘기, 즉, 주제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제라고 할까 다루고 있는 소재를 물을 중심으로 한 풍경사진과 내면의 의식을 그린 심상사진으로 전시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심상사진, 즉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의식의 풍경 같은 것을 표현하겠다고 시작을 했지만, 시간적으로나 능력적인 면에서 거기까지는 내 실력으로는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준비를 하면서 사진전을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돈과 시간이 들뿐더러 체력 면에서도 힘들었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만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나는 앞으로 프로사진가로 사진을 찍어서 생계를 꾸려갈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몇 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들어낸 작품들이니, 많이 부족하지만 격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내가 태어나고 만 일흔일곱 해가 되는 날입니다. 살아오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었고, 그런 것들이 내 인생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 혼자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어려울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내 옆에서 힘이 되어준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 조성환

 

 

 

 

 

 


 

[사진전] 조성환 - 마음(心象) 풍경展

* 장소 : 아라아트센터

* 기간 : 2018-09-13 ~ 2018-09-17

* 오프닝 : 2018-09-14 오후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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