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신명철 - 기억의 소환展

[사진전] 신명철 - 기억의 소환展

* 소 :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기간 : 2017.11.02 - 14

 

 

 

■ 작업노트 - 기억의 소환
이년 전 늦은 가을, 일요일을 무료하게 보내고 있었다. 오후가 늦어지며 온기를 잃은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늘여 놓았다. 그림자는 점점 길어져 반대쪽 벽을 거미처럼 기어오르고 있었다. 기어오르며 실내가 어두워지자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고 싶었다. 카메라를 메고 밖으로 나갔다.
그림자는 점점 길어졌고 길은 어두워져갔다. 길게 늘어져 땅을 기어가고 있는 그림자와 그림자를 만든 사물이나 사람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나는 그림자를 따라가다, 햇살을 따라가다, 집으로 향하는 어둠 속에서 어린 시절이 기억났다.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대신동에는 골목길이 많았다. 사람들은 미로 같은 좁은 길로 주로 다녔다. 골목과 어귀에서 나는 살았다. 이번 사진 작업은 그 길에서 시작되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반복되어진 골목길에서의 일상을 주로 담기 시작했다.
1년 반 전 초 여름, 골목길에 처음 도착하였을 때에는 오래된 터널 속같이 어둡고 축축하였다. 거기서 보는 하늘은 블루 사파이어같이 맑고 푸르렀다. 골목길 사진을 담기 시작했을 때에는, 기억 속 장면을 만나면 그곳을 사진에 담았다. 심리치료 할 때 근심스러웠던 장면을 떠올리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듯 마음이 평온해졌다. 좁은 골목길을 많이 헤맬수록 사진은 많아졌고 마음은 더욱 편안해졌다.
작업하는 중에 두 가지를 발견하였다. 하나는 일상은 계속 반복되지만 약간씩 변화한다는 것이다. 조금씩 차이가 나므로 지루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고, 되풀이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다시 일상을 기다리게 한다. 또 하나는 어두운 골목일수록 그 곳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더욱 맑고 푸르다는 것이다. 마치 힘들고 고달플수록 바람이 더 절실하고 빛이 나는 것과 같다. 꿈과 희망이 어둠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결국 그곳을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더 많은 기억의 흔적을 찾아 골목길 밖으로 나왔다. 골목길이 만나는 곳이나, 어귀의 넓은 공터, 큰 나무 그늘을 찾게 되었다. 재래의 모습을 간직한 시장의 변두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곳에서 골목길의 삶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지나간 삶의 흔적은 그들의 시선, 표정과 행동에 남아있었다.
이 사진 작업을 시작할 때에는 그늘진 곳이나 그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많이 담겼다. 내 기억의 흔적은 그랬다. 현재에 과거의 모습을 바라보니 못살았고 힘들었던 부정적 차이가 발견되었다. 오늘보다 어제가 어렵고 힘들었다는 것을 담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측량을 할 때 기준이 되고 일이 시작되는 원점에서 바라보듯이 과거의 기준에서 보는 현재를 담고 싶었다. 작업의 후반으로 갈수록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 얼굴, 몸짓을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결국에는 그들의 생각 속에 비친 나를 담고 싶었다.
기억을 소환하여 과거의 상황이나 인물을 사진 속에 담았다. 사진을 통하여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바라보니 긍정적 변화를 발견하였다. 나은 변화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생각을 바람직하게 바꾼다. 행동도 바꾼다. 내일도 좋게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결국 새로운 인생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을 담았다.
작업이 계속된다면 나의 삶의 테두리가 아닌 곳에서도 사람들에 비친 나를 계속 담고 싶다.- 신명철

 

 

■ 작가 프로필
신명철 Shin Myoung Chul


> 개인전
2017 《기억의 소환》,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 단체전
2017 《제1회 부산국제사진제》, 부산문화회관, 부산
《RASA 사진, 나를 바라 보다》, 부산시민회관, 부산

 

 

 

 

 

 

ⓒ신명철, 기억의 소환, Pigment Print, 24×36cm, 2016

 

 

 

 

 

ⓒ신명철, 기억의 소환, Pigment Print, 24×36cm, 2017

 

 

 

 

 

 

ⓒ신명철, 기억의 소환, Pigment Print, 24×36cm, 2017

 

 

 

 

 

ⓒ신명철, 기억의 소환, Pigment Print, 24×36cm, 2017

 

 

 

 


 

[사진전] 신명철 - 기억의 소환展

* 소 :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기간 : 2017.11.02 - 14

* 작품수 : 39 점
* 오프닝 : 2017. 11. 4 (토) 17:00 /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후원 : 고은문화재단, 프랑스 명예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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