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이한준 - 우아한 욕망展

[사진전] 이한준 - 우아한 욕망展

* 장소 : 갤러리 이즈 제3전시장

* 기간 : 2017.11.01 - 07

 

 

 

■ 전시 서문 - 플래시 섬광이 부여잡아 둔 절정의 순간 순간

글 | 사진가 성남훈


이들의 춤은 살아낸 인생만큼이나 아름답다. 오래된 삶의 서랍장에서 이제야 꺼내보는 작은 거울에 비친 아련한 아름다움 같다. 이들의 젊은 날은,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 위해 엄격한 사회적 코드를 따라야 했던 날들이었는지 모른다. 삶이라는 긴 경주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힘겨운 시간이었는지도 말이다.
카메라 뒤에 서있는 사진가 이한준 또한 ‘내 삶도 그럴듯한 소설이었다’라고 서술한다. 젊은 날의 방황과 유학 그리고 대학교수가 되기까지의 수많은 경쟁 속에서, 항상 나보다 잘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자주 좌절을 느껴야했다. 그때 그가 깨달은 것은 ‘남보다 더 잘하려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라’는 평범하면서도 힘겨운 실천적 주문이었다.

 

그리고 시간이지나 그가 10여 년 전에 새롭게 도전한 것은 ‘춤’이다. 춤은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여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도를 연마하듯 춤을 대한다.

 

이제 그는 춤을 추며 카메라를 든다. 그의 사진에는 언제나 그의 부재가 그려진다. 하지만 그 사진들에는 익숙한 친구들과 또 다른 자신의 욕망의 지도가 낯설게 그려진다. 단연코 사진의 매력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그 행위를 통해 잠시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는 것이다. 이 집요한 예술적 관찰자는 이 멋진 마법을 통해 다양한 삶의 나이를 지나 이제는 스스로 받아들인 숨겨놓은 욕망을 구체화한 춤의 세계로 우리들까지 불러 세운다.

 

외국영화에나 나올 듯한 드레스와 턱시도 그리고 우아한 군무를 보노라면, 언뜻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삶의 욕망으로만 비친다. 이는 사진가 이한준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우려했던 바이다. 우리사회가 가지는 춤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을 말이다. 그러나 찬찬히 사진을 들여다보면 부부가 하나가 되어 춤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건강한 노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살아온 만큼의 성실한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다.

 

발터 벤야민은 아무리 얻고 또 얻어도 행복해지지 않는 성과사회에서 우리가 가져야할 깊은 심심함(In-depth boredom)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라고 멋지게 표현했다.

 

이제 춤이 단순한 춤이 아닌 그들의 빛나는 쉼이기를 바란다. 번득이는 플래시 섬광이 가두어 놓은 절정의 순간순간이 그저 ‘우아한 욕망’으로 끝난다 해도 그들은 춤을 출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살아가다 그냥 끝나 버리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것을 그들은 이제 깨달았기 때문이다. 춤이 춤을, 사진이 사진을 단순 의미로만 소환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진가 이한준은 이제 알기 때문이다.   

 

 

작업 노트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고,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을 한다.
표현하는 방법은 글과 예술에 그치지 않는다.
삶 바로 그 자체가 표현이다.
춤, 이 역시 자기표현이다. 

 

춤이 있어 우리는 만나고, 춤이 있는 만남에 새로운 ‘나’를 알아낸다.

 

춤이 있는 곳에서 나는 날 우아하게 표현하고 싶다. 그 試圖(시도)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냥 ‘우아한 욕망’으로 끝나버리려 한다.

 

그래도 나는 춤을 춘다.  

 

 

작가 소개

이한준 Lee HanJoon

사진집단 ‘꿈꽃팩토리’에서 사진을 공부했으며, 2016년에 첫 개인전 <위대한 도전: 장애인 스키>(2016)를 열었다. 단체전 <P&I: Photo&Travel>(2014), <한국, 터키 UNESCO 문화교류전>(2014)에 참여했으며, <A-Art pair>(2014), <수원국제사진축제>(2015), <전주국제사진제>(2015) 등에 참가했다. 사진집으로는 꿈꽃팩토리에서 『Diaspora』(2014), 『유리도시 프로젝트: 우아한 욕망』, 『유리도시 프로젝트: 행당동』(2015)을 출판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속적인 사진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전] 이한준 - 우아한 욕망展

* 장소 : 갤러리 이즈 제3전시장(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00-5 번지(인사동길 52-1) 갤러리 이즈 3F)

* 기간 : 2017.11.01 - 07

* 오프닝 : 2017.11.01 pm18:00

* 문의 : 02-73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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