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2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2

사진, 글 : 안승일

 

 

 

이른범꼬리/붉은점모시나비 | 운노, 그 사람 지금 어디서 무슨 나비를 찍고 있을까?

 

 

 

하늘매발톱/붉은점모시나비 | 운노(海野和男), 그 사람 재혼했을까?

 

 


벌써 삼십여 년 전 이야기다.
海野和男이라는 일본의 생태사진가가
나비를 사진 찍겠다는 별 것도 아닌듯한
그 하나의 의지로 이혼을 했다고 했다.


한국에만 산다는 붉은점모시나비를 찾아온
그와 함께 한 달쯤 함께 산으로 들로다녔다.
그때는 사진때문에 이혼까지 해야 했던
모든 걸 버리고 사진 하나에 몰두하겠다던
그의 마음을 나는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는 세계적인 나비사진가로
온 세상의 모든 나비를 찾아 날아다닌다.
나는 이제야 그가 사진에 한번뿐인 그의 인생
모두를 걸어야 했던 마음을 알 수 있을듯 하다.
그의 아들과 아내가 사랑하는 그를 들판으로
날려 보낼 때의 마음도 알 수 있을 것같다.


어느 날, 그와 함께 찾아다니던
붉은점모시나비를 천지에서 만났다.
그 나비가 천지에도 산다고 그는 알고 있을까?
그 작은 나비 한 마리를 따라다니며
나는 어느 일본 사진가의 인생을 생각했고
나의 사진 인생을 잠시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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