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정철규 - 귀를 보고 하는 말展

[전시안내] 정철규 - 귀를 보고 하는 말展

* 장소 : B.CUT 갤러리

* 기간 : 2018-01-31 ~ 2018-03-06

 

 

“실패한 사람들은 오직 과거를 읊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기도 한다.
아직 실패까지 오지 못한 이들을 대신해서, 영원히 실패할 삶을 위해. 이것은 비평이 아니다.
이것은 시간을 죽일 때까지 시간과 싸우는 마음이 마을인 사람들을 베낀 이야기에 불과하다”

언젠가 나의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위와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실패로 태어나, 어느새 실패를 망각하면서, 실패를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실패 속에서 살아가고,
어디에 있든 실패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실패를 벗어나려
하지만, 실패의 밖이 존재하지 않는 그 실패의 울타리 안에서 허우적거린다.
오늘도 실패를 했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실패담을 읊조리고 있다.
실패는 처절한 고독이며 결국 실패를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마는 굴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혼자말로 질주를 하고 있다. 이 밤에.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답장도 오지 않는 이 밤의 실패담을 누군가의 귀를 향해 계속해서 외친다.
실패담은 여러 컷의 부서진 씬(scean, 장면)들 속에서 처음도 끝도 없이, 원인도 결과도 없이
불쑥 솟아오른 것처럼, 선형적인 서사 위에 가지런히 정렬된 장면이 아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칠흑 같은 이 밤의 장면에는 ‘낮’의 선명하고 날카로운 잣대와 규칙,
질서로부터 조금은 떨어진,
혹은 뛰쳐나온 자들의 스스로를 열정적으로 위로하는 소리가 베여있다.
˝도망가는 밤˝에서 ‘밤의 숲’이라고 느껴지는 곳에서 욕망과 불안을 외쳤다면,
이번 ˝귀를 보고 하는 말˝에서는 ‘밤’이라는 실패의 장막 속에서 더 없이 공허해 질 때까지
반복해서 읊조리는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변두리의 씬(scean, 장면)들로 조금은 나지막하게 외치고 있다.

낯익었던 것들이 낯설게 다가오고, 때로는 불편하고, 투명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이 밤에 실패를 반복해서 자행하고 있는 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 변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차례차례 무너져 끝내는 그 모든 것들의 자리가 실은
변두리였다는 것을...
이 밤, 변두리에서 애통하며 실패를 일삼는 자에게는 그 애통함이 힘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제 눈은 가리고 밤이라는 방패를 무기삼아 발산하는,
매일 매일 실패하는 자들이 반복해서 읊조리는 실패담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며. –정철규

 

 

귀를 보고 하는 말_답장이 왔다, 50x50cm, oil on canvas, 2018

 

 

 

 

 

귀를 보고 하는 말_열개의 돌멩이, 50x50cm, oil on canvas, 2018

 

 

 

 

 

귀를 보고 하는 말_칠 년째 되던 해, 50x50cm, oil on canvas, 2017

 

 

 

 

 

귀를 보고 하는 말_독이 담긴 거짓말, 50x50cm, oil on canvas, 2017

 

 

 

 


[전시안내] 정철규 - 귀를 보고 하는 말展

* 장소 : B.CUT 갤러리

* 기간 : 2018-01-31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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