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일기쓰기 #18

 

가슴이 넓고 붉은 가을 나무 .ㅡ

· 사진, 글 : 김문경

 

오늘 아침 정선으로 달려와 가리왕산 촬영 나들이 중에

휴양림 앞에 서 있는 나무에 반해서

누워서도 , 앞, 뒤, 옆으로도 나무를 몇번을 돌며

셔터를 눌러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내 마음이라 생각하며 빛의 각도도 생각하며 이리저리 셔터를 눌렀다.

 

 

 

 

넓은 가슴에 가을단풍으로 붉은 털이 난 사나이가

그의 품속으로 와 편히 쉬라고 두 팔 활짝 벌리고 서 있었으며

가슴에는 가을에 물들어가는 붉은 단풍잎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바로, 내가 가슴속에 품었던 가을 나무 였다.


후배가 말하기를 숨쉬는 날 까지

사랑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고 살아 가자고 했다.
그 친구 말이 씨가 된다고 야외 나들이 중

가슴이 넓고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의 나무를 찾아 냈다.


옳았다 !
사랑과 희망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꼭 찾아 온다는 사실을...

훌륭한 사진 작품도 중요 하지만

스쳐 지나 버릴 수 있는 사물에

어떤 의미두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 하지 않을까 ?

내가 이 나무에 사랑과 희망의 의미를 두기전에

누가 또 의미를 두었을까 ?

난, 그 나무의 첫사랑이 되고 싶어졌다.

 

그때, 조지 킬머의 나무라는 詩가 떠올랐다.

 

♡♡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詩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
굶주린 입을 대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나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은 그 품 안에 쌓이고
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


詩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 ♡♡


Poems are made by fools like me,
But, only God can make a tree


마지막 부분을 못하는 영어로 더듬거려 보았다.

반새기전의 기억으로 돌아가서.
미국의 팝 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너의 LOVE & HOPE 중

대신증권 명동사옥 앞에 멋지게 서 있는 LOVE 조각상을 올려본다.

 

 

 

 

나무 사진을 보고 이 조각의 푸른 색 처럼
하늘이 좀 더 파랬으면 하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었으나

지도교수가 후에 수정가능 하다고 했다.


아무렴 어떠랴 !

사랑과 희망의 꿈꾸며 넓은 가슴으로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멋진 가을 나무의 가슴을 찍지 않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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