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39

큰금매화 | 금매화는 중국이름이다. 이십 년 가까이 중국을 드나들다 보니 그 동안의 귀동냥으로 쉬운 말은 조금씩 한다. 버스에서 왁자지껄 옆사람들 떠드는 소리도 대충 알아듣는다. 내 중국핸드폰에 한자로 메시지가 오면 나도 한자로 답을 보내고나서는 나 절로 신기해서 좋아한다. 산에서 도와주는 건국이도 운전사 홍생이도 조선말 전혀 모르는 진짜 중국 동무들이지만 내 짧은 중국말로도 함께 일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다. “同志們, 辛苦了! 我是拍撮野生花的韓國人.” 서툰 중국말 몇 마디에 서슬퍼렇게 검문하던 압록강 변방짬 군바리 아저씨 활짝 웃는다. 나도 마주 웃어주며 가슴 속까지 환해진다. 맹국장네 집에 저녁초대 받아서 가는 날은 그 잘난 중국말로 내가 제일 많이 떠든다. 그들이 알아듣던 말던 내 목소리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