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김승곤의 사진읽기 - 하얀색 촛불?

ⓒ 송재현 달콤한 잠에서 빠져 나와 바닷가로 나갑니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해안에는 벌써 커다란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삼각대에 받치고 사진가들이 바다 쪽을향해서 늘어서 있습니다. 수평선 끝 쪽이 점점 붉어지는가 싶더니 이윽고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탄성과 함께 여기저기서 셔터소리가 들립니다. 붉은 색으로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하늘. 이 짧은 순간의 감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여기 온 것입니다. 그런데 왠 일입니까? 찍고 나서 보니 하늘의 붉은 색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네요. 그러고 보니 입술을 모아서 생일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끄려는 아이를 찍은 기념사진도 이처럼 허옇게 나온 적이 있지요. 원인은 색온도(Color Temperature) 입니다. 사람 눈은 태양 아래서도 그늘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