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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2. 09:57

#3. 김승곤의 사진읽기 - 가까운 곳에서부터

모처럼 편하게 시작하고 사진을 시작했는데, 노출이다, 구도다, 까다롭고 귀찮으시지요? 그럼 다른 건 생각하지 마시고, 실내 풍경이나 가족의 일상, 서쪽 빌딩 사이로 지는 해, 아파트 유리창 밖으로 흐르는 구름, 근처 공원에서 뛰노는 아이들, 길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같은, 그냥 가까운 곳에 있는 대상부터 우선 찍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서 찍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억지로 걸작 사진을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머리에서 아예 지워버리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눈길이 가는 대상, 자신이 좋아하는 피사체를 찍어보도록 하십시오. 이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것을 의식하지 말고, 이건 바로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니까, 그런 마음으로 찍는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이..

2017. 11. 10. 09:30

#2. 김승곤의 사진읽기 - 옛날 생각을 고집할 것인가?

필름을 사용하던 아날로그 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 쪽으로 급속하게 이행되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후반 들어서였고, 2004년 이후부터는 판매 대수에서 역전, 현재는 99.9%가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었습니다. 나머지 0.1%도 필름 재고가 소진되는 수 년 안에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은 휴대전화에도 자동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누구나 간단히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사정은 달랐습니다. 자동노출(AE)기구가 생기기 전까지는 노출을 제대로 맞추는 기법을 터득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답니다. 사진가에게는 시간과 경험과 ‘감’이 요구되었던 거지요. 옛날 사진가들이 한결같이 조금 까다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인지 모릅니다. 카메라 자체가 아주 귀하기도 했고요. 사진을..

2017. 11. 8. 16:05

#1. 김승곤의 사진읽기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세계 일류 사진가라고 해서 처음부터 완벽한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그들은 걸작 사진의 몇 십 배, 때로는 몇 백배의 실패작을 찍습니다. 필름을 사용하던 옛날의 아날로그 시대에는 사진 한 장을 찍고 그 결과를 보려면 적어도 몇 시간을 걸렸습니다. 노출이 끝난 필름을 현상하고, 건조된 필름을 확대기에 걸고 프린트를 해서 다시 인화지 현상을 거친 다음에야 결과를 볼 수 있었답니다. (사진술 발명 초기인 1820년대에는 노출을 주는 데에만 무려 8시간이 걸렸답니다. 그 뒤로 기술이 점점 발달해서 폴라로이드 같은 인스턴트 카메라가 나왔을 때는 3분이면 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찍은 그 자리에서 디지털카메라의 뒷면에 달린 액정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노출이나 초점이 맞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