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박대병 - 동양의 진주 스리랑카展

[전시안내] 박대병 - 동양의 진주 스리랑카展

* 장소 :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신관 2층 5관 

* 기간 : 2024년 2월 21일~26일 

* 오픈식 : 2월 22일 오후 5시 

 

 

 

 

 

[전시서문]

 

김승곤  사진평론가, 한국사진예술원  주임교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는,  지금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 라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이야말로 최고로 좋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훨씬 더 잘나온다 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본격적인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에  뜨는 이미지를 얼핏 비교해보면,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신다면, 무겁고 불편한 카메라같은 것은  물론 들고 다닐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일상에서 쌓인 긴장과 피로를 풀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서 모처럼 나선 해외여행에 짐이 되는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가는 것은 분명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즐거운 여행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 그저 몇장의 기념사진이나  남겨두겠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않는 것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진은 어느 특별한 시간과 장소에서 사진가가 입회할 수 있었던 불가역적인 경험에  대한 기록입니다.   사진속에  담겨 있는 것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의  멈춰진 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적의  순간은 두번다시 일어나지도 않고 사진으로 되찍을 수도 없습니다.  훗날 그곳에 다시 갈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와는 모든것이 달라져있을 것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5년이나  10년쯤  지난 다음부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때 본격적인 카메라로 제대로 찍어 두지 않았을까'   아마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후회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체험한 것이 아름답거나 감동적이거나 기억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그럴수록 아쉬움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사진은 객관적인 현실의 외관을 납작한  2차원의상으로 기록할 뿐으로,  그때 그장소의 분위기나 느낌까지를 재현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카메라 대신 눈으로 바라보고 뇌리에 새겨 두라고들 말 하지만,  아무리 기억력이 뛰어난다고 할지라도 소중했던 순간들을 언제까지나  기억 회로속에 담아 둘 수는 없습니다.   촬영할때 정황을 분석하고 프레임과 구도를 어떻게 잡을것인가,   노출 조건이나 셔터를 누를  타이밍을 정하는 등  사고와  행동을 결정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서  촬영 현장의 체험이 사진속에 함께 짜여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그때의 느낌이나 기억까지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깨끗한 바다와  무성한 숲으로 이루어진 그림같은 자연풍경,  잘 보존된 문화유산 ,  다양한 종류의 야생 동물들로  인도양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불리는 스리랑카는  최근 <Lonely Planet>이나   <Forbs>로부터 최고의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선정될 정도의 아름다운 섬으로,   굳이 사진가가  아닐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입니다.  스리랑카라고 하면 맨 먼저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이 코갈라 해변의 '라티판나'(stilt Fishing).  얕은 모래 해안에 수직으로 세운 나무 기둥위에 위태롭게 걸터앉아서  몇시간이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어부들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입니다.  전통적인  '오루와'  목선을 타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어민들,  갓 잡은 생선을 어선에서 내리는 분주한 선착장 모습,  이른 아침마다 고기잡이에 나서기전에 도래위에 앉아서 쌍끌이 그물을 수선하는 어부들...동물성 담백질의 50%를 생선에서 얻을 정도로, 어업은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습니다.

 

박대병 작가는 바다를 배경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 나라의 연안 주민과 어민들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비롯해서,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하늘의 요새  '시기리야'의  웅장한 사원의 거대한 불상,   종교 유적과 도시의 거리 모습 등,   이 섬나라가 가진  문화적인 다양성을 차분하고  목가적인 풍경으로,   때로는 현장감 넘치는  다이내믹한 카메라 워크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동시에 그의 사진 작품들은  우리가 해외여행에 왜 카메라를 들 고 나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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