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인사말]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사진, 글 : 안승일

 

 

 

 

 

 

2007년에 지은“고산화원”과
새로 짓고 있었던“하늘못 꽃누리”를
모으고 걸러내서“우리 동네 꽃동네”를
새로 지었습니다.


미친 그녀 널뛰듯
사진얘기, 꽃얘기 하다가 엄마얘기 하다가
조국근대사가 어쩌구 하면서 나만 혼자
내 나라를 걱정하는 체 하기도 했습니다.


천지에서 직선거리 50여km, 해발 800여m
하늘 아래 첫동네 이도백하는 우리동네입니다.
나는 이도백하 사람입니다.
우리집 창으로는 백두산도 보이지만
집 앞에는 구절초, 기생꽃, 매발톱꽃, 노루삼,
며느리밑씻개들도 지천으로 피어나는
우리 동네는 꽃동네입니다.

 

천지물이 집 앞으로 흐르는 백하를 건너서면
참꽃마리에서 노린재들은 속잔치 벌이고
쇠뜨기 가느다란 잎에 칠성무당벌레 짝짓는
우리 동네는 꽃동네입니다.


이 책의 글들은 시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거시기도 아닌,
그냥 잡스러운 글들입니다.
평생 한번도 글짓기를 배워 본 적 없는
사진쟁이가 쓴 글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사진을 찍으며 했었던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을 누구에겐가
한번쯤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모든 사진들은 하나 빠짐없이
엄마가 무쇠솥에 장작불로 지어주시던 밥처럼
옛날 사진기에 필름 넣어 찍어낸
나의 피붙이들입니다.

 

2014.3.10 안 승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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