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51

연영초 | 당신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요? 마음이 흐트러지면 바늘땀도 비뚤어진다고 했다. 사진도 그렇다. 셔터를 누를 때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사진이 될 만한 꽃을 찾아 숲을 헤매다가 마음에 드는 꽃 한 송이라도 만나면 말을 건넨다. “당신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요?” 우리는 서로 외로움을 타기 때문이다. 잎이 넓고 꽃조차 우아한 연영초, 지독한 화장품 냄새를 피우지 않는 참한 얼굴. 전혀 꾸미거나 장식을 하지 않아 단아한 여인이 두 팔을 벌려 나를 맞아주는듯 하다. 그녀와의 첫번째 눈맞춤. 촬영이 끝나면 우리는 훨씬 더 친해져 있을 것이다. 연지 안 바른 당신 그 입술에 입맞추고 싶다. 나 어릴 적에 어른들이 그러셨다. 루즈를 진하게 바르면 “쥐 잡아먹었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