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빈센트 만지 - 이슬의 세상展

[전시안내] 빈센트 만지 - 이슬의 세상展

* 장소 : 사진위주 류가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113-3(자하문로 106))

* 기간 : 202282() ~ 21()

 
 
빈센트 만지 VINCENT MANZI <이슬의 세상 WORLD OF DEW> _ 20150709
 
 

빈센트 만지 <이슬의 세상>, 불가사의한 질문으로 채워진 일상의 모습들

 

전혀 모르는 타인들로 넘치는 거리의 좌표 위에 무작위로 늘어선 인간들, 그들의 팔, 다리, 시선의 방향, 쇼핑백, 그림자마저 정밀하게 세공된 조각들처럼 생생하게 살아 오르며 모든 존재의 자질을 보여줄 때 불현듯 세상과 내가 빈틈없이 생생한 관계를 맺는다. 이것은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눈앞의 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서는 포착할 수 없는 순간이다.’

 

빈센트 만지의 사진 <이슬의 세계>를 처음 국내에 선보인 박태희(안목갤러리 대표)가 빈센트의 사진에 대해 한 말이다.

 

빈센트 만지는 미국에 거주하는 사진가로, 뉴욕 대학에서 영화를,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이슬의 세상>은 빈센트 만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뉴욕과 고향인 이스탄불을 오가며 살아 온 16년 여의 시간 속에서 얻어진 사진들이다. ‘창작을 위한 작업이 우리 삶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그의 믿음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일상 속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게 했다.

 

작은 35mm 카메라와 컬러 필름을 사용해 작업하는 빈센트 만지는, 필름을 현상하고 스캐너로 파일을 만들고 디지털암실(포토샵)에서 자신의 톤과 음을 조절한 후 잉크젯프린터로 인화한다.

 

그가 만들어낸 인화의 톤과 컬러는 마치 조용한 아침을 보는 것처럼, 공허를 보는 것처럼 추상이자 현실이다.”

 

한 사진가의 예민한 인식이 포착한 일상의 모습들, 빈센트 만지 사진전 <이슬의 세상>82일부터 21일까지 갤러리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같은 기간 전시 1관에서는 필립 퍼키스 12장의 사진 _ <해 질 녘> 전시가 열린다.

 

빈센트 만지는 필립 퍼키스의 제자로, 오랫동안 선생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과 사진 속에서 계승코자 했다. 그 구현을, 1관과 2관 두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문의 : 02-720-2010

 

 

빈센트 만지 VINCENT MANZI <이슬의 세상 WORLD OF DEW> _ 20150709

 

 

[작가노트]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 :

 

소통하고, 점검하기 위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것 (내부와 외부).

삶의 동력을 접한다는 희망을 품고 그곳으로 나가기 위해 - 일초의 한 조각

지속적으로 지각을 따르기 위해.

내 시각의 성장을 추적하기 위해.

무한한 퍼즐로서 색의 상호작용.

그것을 한데 맞추기 위해 그래서 내가 설명할 필요가 없도록.

 

이슬의 세계는 진행중인 책의 일부이다. 작업 기간은 2005~2021이다.

각 사진은 모두 같은 충동에서 비롯되었다 - 형태의 영속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것으로 나아가려는 노력.

 

Why I photograph:

To connect with, and examine, that what is fleeting (inner and outer).
Getting out there in hopes of contact with the life force- a fraction of a second. To continuously follow perception.
To track the growth of my way of seeing.
The interaction of color tonalities as an infinite puzzle.
To piece it together so that I do not have to explain.

This series of photographs, World of Dew, is part of a book in process. The time spans 2005-2021. Each photograph stems from the same impulse- a recognition of the impermanence of form, and a striving towards what is beyond it.

 

 

 

빈센트 만지 VINCENT MANZI <이슬의 세상 WORLD OF DEW> _ 20150709

 

 

[ 전시 서문]

빈센트 만지의 <이슬의 세계> 시리즈는 16년간의 작업에서 추출된 것이다. 이때 추출이란,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순수용액을 걸러내기 위해 깔때기를 놓고 걸러내는 작업처럼, 숱한 실패의 반복, 불확신의 밤, 고독, 그리고 마침내 걸러진 일정 용량의 산물을 뜻한다.

 

그는 작은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필름을 현상하고 스캐너로 파일을 만들고 디지털암실(포토샵)에서 자신의 톤과 음을 조절한 후 잉크젯프린터로 인화한다. 이 모든 공정이 사진가의 손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데, 사진이란 촬영부터 최종인화까지, 모든 공정이 선택으로 이루어지며 작업이란 정신적이며 물리적인 노동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그는 프린트를 편집해서 제본한 후, 여러 권의 책을 만들고 몇몇 지인들에게 선물해왔다.

 

두 번째 책을 받았을 때 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갤러리에 이 사진들을 보여준 적이 있는가? 그가 대답했다.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것, 작가로서 이름을 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들과 자신의 작업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의 야망은 어떤 예술가보다 거대하다.

 

지난 16년 동안 그는 결혼하고 아이낳고 뉴욕과 이스탄불을 오가며 생계를 위해 일해왔다. 또한 창작을 위한 작업이 우리 삶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말을 실행에 옮기며 지칠 줄 모르고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세 번째 책이 내 손에 들려있다. 인쇄된 책이 아니라 그가 직접 프린트한 인화물로 이루어진 한 권의 작품집이라 쉽게 들춰볼 수 없는 존재감이 있다. 무광의 밋밋한 종이 위에 인화된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본다. 그가 만들어낸 인화의 톤과 컬러는 마치 조용한 아침을 보는 것처럼, 공허를 보는 것처럼 추상이자 현실이다.

 

전혀 모르는 타인들로 넘치는 거리의 좌표 위에 무작위로 늘어선 인간들, 그들의 팔, 다리, 시선의 방향, 쇼핑백, 그림자마저 정밀하게 세공된 조각들처럼 생생하게 살아오르며 모든 존재의 자질을 보여줄 때 불현듯 세상과 내가 빈틈없이 생생한 관계를 맺는다. 이것은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눈앞의 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서는 포착할 수 없는 순간이다. 뉴욕에서 이스탄불까지 기나긴 길을 걸어서 내 곁에 도달한 이 순간들, 한 사진가의 예민한 인식이 포착한 일상의 모습들은 불가사의한 질문으로 채워진다.

 

한 줄기 빛 속에 드러난 먼지 한 톨과 거리를 분주히 걸어가는 한 행인의 모습이 어떻게 같은 속도로 마음에 와닿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간들이 사진 속에서 어떻게 영원히 울려 퍼지는가? 초록은 숲의 색이기도 하고 죽음의 색이기도 하고, 가련한 육신들, 쇼핑카에 실린 인간의 그림자, 유리 한 장을 사이로 나뉘어진 이생과 저생,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분주하게 걸어가는 행인들, 희미한 슬픔이 안개처럼 퍼지고, 푸른 저녁이 거리마다 내리고, 무거운 수레와 육신, 우리는 얼마나 더 고단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축축이 비에 젖은 도로 위에서 눈앞에 다가온 어둠을 응시하는 사진가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모두 세상으로부터 감추어진 마음을 갖고 있다. 사진은 그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사진의 침묵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감지한다. 그가 직접 만든 책에 쓴 구절처럼, “순간이 닻을 내린다.”  -박태희

 

 

 

빈센트 만지 VINCENT MANZI <이슬의 세상 WORLD OF DEW> _ 20150709

 

 

 

[작가 소개] 빈센트 만지 VINCENT MANZI

미국 사진가, 빈센트 만지는 뉴욕 대학에서 영화를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뉴욕과 이스탄불을 오가며 35mm 카메라로 컬러 필름을 사용하며 현상한 필름을 직접 스캔해서 디지털 인화를 한다. <이슬의 세상>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의 작업을 엮은 것이다.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