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6

안승일의 우리동네 꽃동네 #16

사진, 글 : 안승일

 

 

 

 

손바닥난초 | 뿌리가 아기의 손바닥을 꼭 닮았다. 그 손바닥을 신장염 치료제로 쓴다.

 

사진 찍기에 좋은 꽃을 찾는다고
배경이 정리되는 좋은 자리를 찾겠다고
무리지어 사는 꽃들을 찾아, 희귀종을 찾아다니며
얼마나 많은 꽃들과 돋아나는 어린순과
그 아래 살고 있는 벌레들을 밟고 다녔나.
떼를 지어 몰려 다니며 배를 깔고 엎드려
꽃이나 찍겠다고 짓뭉개놓은 그 흉터를 보며
우리는 무슨 생각을 했는가.


그 많은 꽃들 중에 차라리 한 두 송이
꺽어내다가 길가에서 사진을 찍는 게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아닐까?


뿌리가 아기손바닥을 닮은 손바닥난초는
신장염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들 하는데
7월의 백운봉 뒤켠에 가면 무리를 지어 핀다.
이 꽃은 꺾어들고 다녀도 한동안은
시들지 않지만 이 사진, 있는대로 찍느라
내가 엎드려 짓뭉갠 자리는‘ 目不忍見之處’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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